화재로 승강기 멈춰…불난집 "택배 제가 배달" 주민들도 선행 물결

머니투데이

이소은 기자

화재로 승강기가 중단되자 이웃들이 앞다퉈 계단에 쉴 곳을 마련하고 택배를 옮겨주는 등 선행을 베풀었다. /사진=JTBC 사건반장

화재로 승강기가 중단되자 이웃들이 앞다퉈 계단에 쉴 곳을 마련하고 택배를 옮겨주는 등 선행을 베풀어 눈길을 끌었다.

지난 15일 방송된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지난 4월 13일 한 아파트 주민의 집에 불이 나면서 해당 단지 엘리베이터 사용이 잠시 중단됐다. 이에 입주민들은 계단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고, 택배 기사들은 1층에 택배를 모아두는 등 불편함을 겪었다.

상황이 이렇자, 불이 난 집의 입주민은 "주민 여러분, 4월 13일 화재가 발생했던 ○○○호다. 화재로 인해 엘리베이터 사용에 불편을 드려 대단히 죄송하다. 특히 몸이 불편하거나 아이가 있는 세대에는 더더욱 죄송하다"며 사과문을 게시했다.

그러면서 "택배 기사님들이 택배를 1층에 놓고 가고 있는데, 저와 남편이 퇴근 후 문 앞에 가져다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한 이웃은 "이미 지난 사고를 어찌하겠나. 더 큰 사고로 번지지 않은 것도 다행이다. 모쪼록 얼른 회복하시길 바란다. 그리고 ○○○호 택배는 신경 쓰지 마라. 저희가 챙기겠다. 파이팅!"이라고 답글을 남겼다.

이후 또 다른 이웃들은 "쉬었다 가세요"라는 쪽지와 함께 계단 중간에 의자를 놓고 가거나, 아이들이 먹을 수 있게 간식을 두는 등 단지 내 '릴레이 선행'이 이어졌다.

간식 바구니를 놓은 이웃은 "아가 친구들아, 계단 오르내리기 힘들지? 젤리와 음료수 먹고 으쌰으쌰 힘내렴! 힘들다고 엄마, 아빠한테 업어달라거나 징징대지 않기로 약속한 친구들만 (간식) 갖고 가렴! 젤리 먹고 양치질도 꼭 하자"고 아이들을 달래기도 했다.

소식을 뒤늦게 접한 다른 동 주민은 "이런 분들이 아직 계신다는 게 너무 훈훈하다"며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