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람코가 200억 투자한 리벨리온 "중동 데이터센터에 K칩 꽂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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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U(신경망처리장치) 팹리스 리벨리온이 세계 최대의 석유기업 사우디 아람코에서 전략적 투자(SI)를 유치했다. 아람코가 국내 AI 반도체 스타트업에 투자한 것은 처음이다. 이번 투자유치로 리벨리온은 현재 논의 중인 아람코 데이터센터에 대한 NPU 공급 논의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리벨리온은 사우디 법인도 설립해 중동 AI(인공지능) 인프라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리벨리온은 아람코의 CVC(기업형 벤처캐피탈)인 와에드벤처스(Wa'ed Venterues)에서 2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23일 밝혔다. 와에드벤처스는 아람코가 전액 출자한 CVC로 아람코 등 사우디아라비아의 산업계와 전략적으로 협업할 수 있는 스타트업을 발굴·투자하는 기관이다. 2013년 설립돼 전세계 70여개의 스타트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리벨리온은 이번 투자유치로 아람코와의 AI인프라 사업 관련 협업이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람코는 최근 AI 인프라 사업을 확장하면서 사우디 전역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리벨리온은 지난 5월부터 이와 관련 현지 데이터센터에 자사의 NPU를 공급하는 방안을 논의해왔다. 리벨리온 관계자는 "오는 8월부터 아람코와 본격적인 PoC(개념검증)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람코 외 중동 기업들과 협업할 가능성도 높다. 사우디를 포함해 중동 국가들은 '소버린 AI(자국 데이터·인프라를 활용한 AI)' 구축을 위해 미국의 빅테크가 아닌 AI 스타트업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리벨리온은 이같은 우호적 환경을 활용해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중동 AI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파하드 알이디(Fahad Alidi) 와에드벤처스 대표는 "사우디의 AI 기술 발전을 위한 리벨리온의 여정을 지원할 수 있어 기쁘다"며 "반도체 산업은 사우디가 전략적으로 집중하고 있는 기술 비전 중 하나로 이번 투자는 반도체 산업의 혁신을 촉진하겠다는 사우디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밝혔다.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는 "최근 사우디가 AI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자금을 투입하고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며 "아람코의 투자는 리벨리온의 시장 확대에 매우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중동에서 선배 기업들이 이룩한 수출 신화를 이제는 리벨리온이 가진 반도체 기술로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리벨리온은 중동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투자 또한 싱가포르의 파빌리온캐피탈, 프랑스의 코렐리아캐피탈, 일본의 DG다이와벤처스 등 해외 투자자들로부터 유치하면서 해외 네트워크를 넓힌 상태다. 올해 초부터는 미국과 일본 등에 지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투자유치는 사피온과 추진하는 합병법인이 아닌 리벨리온에 대한 지분투자다. 올해 초 완료한 시리즈B 라운드와 동일한 조건으로 이뤄져 현재 공식적인 기업가치는 약 9000억원이다. 다만 투자업계는 리벨리온이 사실상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 수준의 기업가치로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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