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재산세 합리화 필요...최대주주 할증평가 없애야"

(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지난해 종합부동산세(종부세)의 약 70%를 납부자 상위 1%가 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종부세 결정세액은 4조 1951억 원으로 그중 개인과 법인을 포함해 납부자 상위 1%에 해당하는 4951명이 종부세로 총 2조 8824억 원을 냈다. 이는 전체 종부세 결정세액의 68.7%에 해당하며 종부세 납부 상위 1%가 평균적으로 낸 세금은 1인당 5억 8000만 원이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중구 남산에 /사진=(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우리나라 재산세제는 합리적이지 않다. 제도개선이 시급하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5일 발표한 '재산세제의 합리성 제고방안 연구'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재산세제인 상속세와 종부세는 경제규모 대비 부담이 과중해 소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상의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모든 재산세제의 부담 수준은 OECD 평균을 상회한다. 2021년 기준 GDP(국내총생산) 대비 재산세제 비중을 따져보면, 한국은 2.59%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 0.51%보다 높다. 구체적으로 △보유세(한국 1.18%, OECD 평균 1.00%) △양도세(한국 1.77%, OECD 평균 0.21%) △상속세(한국 0.33%, OECD 평균 0.20%) 등 한국의 세금 부담이 상대적으로 높다.

상의는 최근 가업상속공제 확대, 종합부동산세 과세기준 상향 등 일부 제도개선이 이뤄졌지만, 불합리한 과세체계로 인해 여전히 많은 문제점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사진제공=대한상공회의소

또, 보고서는 취득, 보유, 양도 단계에서 발생하는 재산세제 부담이 2010년 이후 지속 증가해왔다고 지적했다. 취득세, 보유세, 양도소득세의 GDP 대비 금액 비중을 합할 경우, OECD 평균은 2010년 1.45%에서 2021년 1.72%로 증가한 반면, 한국은 2.92%에서 5.54%로 급증했다.


상의는 "2018년 종부세 부담을 강화한 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대한상의는 "주택 관련 세부담의 급증은 주택의 수요·공급을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해 결과적으로 주택 거래량이 줄고 가격 급등을 초래했다"며 "이로 인해 주택 시장은 더욱 불안정해졌고 장기적으로 주택구매 수요자에게 지금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2005년에 도입된 종합부동산세는 재산세와 중복 과세돼 시장왜곡 현상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며 "특히 우리나라는 2019년부터 보유주택 수에 따라 종합부동산세를 달리 적용하지만 이러한 차등적인 과세 체계는 주요 국가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상속세도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 소득세 최고세율이 45%인 점을 고려하면 피상속인이 형성한 재산에 대해 생전과 사후에 부과되는 총 세금부담률은 최대 72.5%에 달한다. 이는 OECD 국가 중 2번째로 높다. 최대주주 할증평가시에는 총 부담이 78.0%로 OECD 중 가장 높다.

보고서는 재산과세의 대표격인 상속세와 종합부동산세애 대한 개선방안도 제시했다.

우선, 상속세를 폐지한 주요국 사례를 벤치마킹해 자본이득세로 전환할 것을 제안했다. 또, 현행 상속세제 유지가 부득이하다면 상속세 최고세율 인하 및 공제액 상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상의는 부동산에 치중된 우리나라의 왜곡된 자산 구조를 교정하기 위해서는 금융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며 금융재산 상속공제 한도액을 2억원에서 4억원으로 확대할 것을 추가로 제안했다. 또, 우리나라만 유일하게 시행하는 최대주주 할증평가는 장기간 축적된 무형의 경제적 가치를 소멸시키고, 고용의 유지·확대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폐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해 주택거래의 거래단계별 세부담을 현실화할 것도 제안했다. 종합부동산세의 경우, 현재 보유 주택 수 등에 따라 최대 5%인 최고세율을 2018년 이전 수준인 2%로 인하할 것을 주장했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과도한 재산과세는 개인의 재산권 침해는 물론 기업의 경영권 불안 및 국민경제에 손실을 낳을 수 있다"며 "국민과 기업이 미래를 위해 노력하기 위해서는 성과에 대한 부상이 보장되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조성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