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 만난 임주현 한미 부회장 "모녀 상속세 해결, 매각 급하지 않아"

임주현 한미약품그룹 부회장이 26일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한미약품연구센터에서 소액주주와의 간담회를 진행했다./사진제공=한미약품

임주현 한미약품 (349,000원 ▲27,000 +8.39%)그룹 부회장이 소액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오너 갈등의 원인이 됐던 상속세 중 모녀의 몫은 해결했으며, 향후 회사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조직 안정화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임시주주총회는 다시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임주현 부회장은 26일 오후 2시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한미약품연구센터에서 소액주주와의 간담회에서 "(상속세 관련) 송영숙 회장과 제가 부담해야 하는 것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계약으로 해결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모펀드 등에 지분을 매각하는 것에 대해 "두 분(송 회장, 신 회장)께서는 해외 매각을 원치 않는다"며 "상속세 재원이 어느 정도 마련됐기 때문에 해외 매각은 아주 시급한 상황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상속세 부분도 많이 해결되고 있기 때문에 하반기에는 다른 모습으로 적극적으로 (주가 부양에) 임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도 했다.


동시에 오너가가 직접 경영하는 것이 아닌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하겠다고도 했다. 임 부회장은 "전문경영인 체제로 가야겠지만 지금 한미가 가고자 하는 방향과 지금까지 지켜온 가치가 훼손되지 않게 빠르게 안정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모녀와의 계약을 통해 18.93% 지분을 확보하게 된 신 회장이 추후 지분 매각을 통한 차익 실현에 더 관심이 있는 것 같다는 지적에 "사실과 다르다. 현재로서는 매각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회사를 가장 빨리 안정화하고 최적화할 수 있는 전문경영인 선임에 (모녀와 신 회장이) 합의했다"고 했다.

임주현 한미약품그룹 부회장이 26일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한미약품연구센터에서 소액주주와의 간담회를 진행했다./사진제공=한미약품

신 회장이 직접 한미사이언스를 이끌게 될 수 있냐는 질의에는 "신 회장은 한미의 정체성을 존중하고 있다"고 답했다. 임주현 부회장은 일각에서 나오는 지분 매각, 자본 유치보다 상속세가 어느 정도 해결된 시점인 지금은 한미그룹의 정체성을 먼저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종윤, 임종훈 형제의 경영 기여도 관련 임 부회장은 "두 분은 두 분이 계신 곳에서 회사를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다는 정도로 답변드린다"며 직답을 피했다. 동시에 북경한미 감사 착수에 대해선 "객관적으로 내부 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또 "임시 주주총회가 다시 열릴 가능성이 있다"며 "신동국 회장이 주축이 돼 많은 고민을 하고 계신 걸로 알고 있다"고 했다.

현재 한미그룹 오너 일가의 지분은 신동국 회장과의 거래 이후 기준으로 송영숙 회장이 6.16%, 임주현 부회장이 9.7%로 추정된다. 신동국 회장은 18.93%다. 임종윤 사내이사는 12.46%, 임종훈 사내이사는 9.15%를 보유하고 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이준용 소액주주연대 대표와 개인 주주 2명, 이상목 주주행동플랫폼 액트 대표 등 5명이 참석했다. 소액주주연대는 한미사이언스 (35,850원 ▲2,850 +8.64%) 지분 약 2.19%를 보유하고 있다. 소액주주연대는 지난 16일 한미그룹 오너일가 임종윤·임주현·임종훈 삼 남매에게 주가부양책 등을 함께 논의하자는 내용의 내용증명을 보냈다. 이준용 대표는 "형제 측도 대화하자고 했지만 가장 빨리 일정을 잡은 임주현 부회장과 먼저 대화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소액주주들은 지난 3월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주총회에서 임종윤, 임종훈 형제의 편에 섰다. 하지만 형제가 승리한 이후 주가가 하락하고 구체적인 주주 환원책도 발표하지 않았다며 불만을 표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