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는 편파방송" 또 불만…트럼프-해리스, 첫 TV토론 불발되나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음달 10일로 예정된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의 첫 TV토론 불참 가능성을 시사했다. 주최 방송사가 정치적으로 편향됐다고 재차 주장했다.

26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만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나는 오늘 ABC의 가짜 뉴스에서 가벼운 기자의 편향된 인터뷰와 이른바 트럼프 혐오자 패널을 봤다"며 "내가 왜 그 방송사에서 카멀라 해리스와 토론해야 하느냐"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해리스가 폭스와 NBC, CBS 심지어 CNN까지 왜 거부했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고령 논란으로 후보직을 사퇴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지난 6월27일 CNN 주최 토론에 이어 9월10일 ABC에서 2차 TV토론을 진행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바이든의 재선 포기 이후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대체 등판하자 ABC에서 토론을 할 수 없다며 신경전을 벌여 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ABC가 아닌 폭스(9월4일), NBC(9월25일) 등에서 토론회를 진행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민주당이 당초 합의대로 ABC에서 토론하자는 뜻을 굽히지 않자 트럼프 측은 이에 동의했지만 주최 방송사의 편파적 진행이 우려된다는 메시지를 수차례 보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만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나는 오늘 ABC의 가짜 뉴스에서 가벼운 기자의 편향된 인터뷰와 이른바 트럼프 혐오자 패널을 봤다"며 "내가 왜 그 방송사에서 카멀라 해리스와 토론해야 하느냐"고 밝혔다. /사진=트루스소셜 트럼프 계정 캡처

AFP통신·CNN·폴리티코 등 외신에 따르면 양측은 ABC에서 진행할 첫 TV토론에서 '마이크 음소거' 등 세부 규칙을 놓고도 이견을 보이고 있다. 해리스 캠프는 토론 내내 마이크가 켜져 있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트럼프 캠프는 정해진 발언 시간이 지나면 마이크를 꺼놔야 한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캠프는 지난 6월 CNN 토론 당시 '음소거' 규칙이 트럼프의 이미지 구축에 도움이 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트럼프는 2016년과 2020년 대선 토론 때 상대 후보 발언 시간에도 계속 막말하고 끼어들었다는 지적을 받았으나, 지난 6월엔 마이크가 아예 꺼져 이전보다 절제된 이미지를 만드는데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마이크가 계속 켜져 있을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이 90분 내내 대통령 후보로서의 품위를 지키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있다고 외신들은 짚었다.

앞서 CNN 토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토론장에 펜, 메모장, 생수 1병만 갖고 입장했다. 작성한 원고 사용은 금지됐고, 마이크는 각 후보의 자기 발언 시간에만 켜졌다.

해리스 부통령 측은 ABC 토론 외에 9월 추가 토론은 거부하고 10월에 한 차례 더 TV토론을 하겠다는 입장만 밝힌 상태다.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 토론 참여는 배제했으며 그밖에 세부 내용은 결정되지 않았다. 10월에는 양측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 토론도 진행된다.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와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상원의원(오하이오주)은 10월1일 CBS TV토론에서 맞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