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뛰는데 삼전·SK하이는 왜…AI에 '묶인' 이 종목 웃는다

/삽화=머니투데이.

세계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가 상승하자 관련주로 묶이는 전선 종목들이 상승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한미반도체 등 반도체주도 오르고 있으나 상승폭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반도체 업황 침체에 대한 우려가 이어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증시에서 테마별 시세를 보면 오전 10시26분 기준 전선주가 6%대 오르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가온전선 (34,650원 ▲2,050 +6.29%) 8%대, 대원전선 (2,995원 ▲150 +5.27%) 7%대, 일진전기 (22,000원 ▲900 +4.27%) 4%대, 대한전선 (11,780원 ▲370 +3.24%) 2%대 등 오름세다. 코스닥 상장사인 KBI메탈 (3,170원 ▲480 +17.84%)은 19% 넘게 오르고 있다.

전선주는 인공지능(AI) 인프라 확대의 수혜주 중 하나다. 데이터센터 확충에 따른 전력 수요 폭증의 수혜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AI 산업의 지표로 인식되는 엔비디아 주가에 전선주 등락이 연동되는 경우가 많다.

19일(현지 시각) 나스닥에서 엔비디아는 전날보다 3.97%(4.5달러) 오른 117.8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끝내고 반등에 성공했다. 해당 소식이 호재로 작용하며 이달 들어 흔들렸던 전선주 역시 상승세로 전환했다.


반도체주 역시 반등에는 성공했다. 삼성전자 (63,900원 ▲800 +1.27%)는 1.58%(1000원) 오른 6만4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SK하이닉스 (158,900원 ▲6,100 +3.99%)는 2.81%(4300원) 오른 15만7100원, 한미반도체 (100,600원 ▲4,400 +4.57%)는 4.16%(4000원) 오른 10만200원을 기록 중이다.

최근 폭락세를 만회하기엔 역부족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한미반도체는 전날에만 2.02%, 6.14%, 3.32%씩 떨어졌다. 이달 들어선 각각 15%, 12%, 16% 하락률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되살아난 여파에 반도체 업황이 꺾일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면서 겹악재로 작용했다.

앞서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지난 15일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26만원에서 12만원으로 54% 하향 조정했다. 투자의견은 비중 확대(overweight)에서 비중 축소(underweight)로 2단계 내렸다. 사실상 SK하이닉스 주식을 매도하라는 의견이다.

모건스탠리는 D램 업황이 올해 4분기에 고점을 찍고, 2026년까지 공급 과잉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인공지능(AI) 반도체에 활용되는 차세대 먹거리 고대역폭 메모리(HBM) 역시 공급 과잉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모건스탠리는 "메모리 시장 상황이 악화되고 있으며, 매출 성장과 마진이 어려워질 것"이라며 "HBM 공급이 2025년까지 수요를 초과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모건스탠리에 앞서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11일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내렸다. 목표주가는 10만원에서 8만원으로 20% 하향 조정했다. 13조원으로 추산됐던 3분기 영업이익이 9조9000억원으로 내려 잡고, 4분기부터 메모리 평균판매단가(ASP) 하락이 시작된다는 전망에 근거한 분석이다.

다만 반도체 업계에서는 외국계 증권사들의 분석이 지나친 우려에 기반했고, HBM 수요를 과소 평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