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 유포' 구속된 전공의 만난 의협회장 "모두가 피해자"

머니투데이

배한님 기자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21일 서울 성북경찰서에서 의료계 집단행동에 동참하지 않은 의사·의대생의 신상 정보가 담긴 블랙리스트를 작성 혐의로 구속된 전공의 면회를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의료계 집단행동에 동참하지 않은 의사·의대생의 신상 정보가 담긴 블랙리스트를 유포해 구속된 사직 전공의 정 모 씨를 만난 후 "구속된 전공의 그리고 (블랙)리스트에 올라서 정말 피해를 본 분들 모두 정부가 만든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임 회장은 21일 낮 12시경 서울 성북구 성북경찰서에서 정 씨와 면회를 마치고 "(정부가) 의사들 사이 관계를 하나하나 다 결딴내고 있다"며 "이 사태가 하루라도 빨리 끝나서 우리 의사들도 국민들도 걱정하지 않고 살 수 있게 의사들이 오직 국민들 생명을 살리는 걱정만 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

정 씨는 지난 20일 스토킹범죄의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의정 갈등 이후 블랙리스트 관련 첫 구속 사례다. 그는 지난 7월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 '메디스태프'와 텔레그램 등에서 의료 현장에 남거나 복귀한 전공의·의대생을 비꼬는, 이른바 '감사한 의사' 명단을 작성해 게시했다. 명단에는 블랙리스트에 이름 올린 전공의와 의대생의 실명·소속 병원·소속 학교 등이 포함돼 있다. 정부는 해당 블랙리스트가 전공의·의대생들을 겁박해 추가 복귀를 방해할 목적으로 제작·유포됐다고 주장했다.

임 회장은 "오늘 이 유치창에 있어야 할 자들이 과연 생명을 살리던 현장에서 잠도 못 자고 집에도 못 가고 자기 몸 하나 돌볼 시간 없이 환자들 죽어가는 현장에 있던 전공의여야 하는가"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구속된 전공의나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올라 피해를 당한 전공의나 그 누구라도 돕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