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영풍, 고려아연 공개매수 가격 상향

MBK·영풍이 고려아연 공개매수가격을 끌어올린다. 고려아연 경영권을 두고 '명분싸움'을 치열하게 전개한 MBK·영풍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갈등이 이제 '쩐의 전쟁' 단계로 진입한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MBK·영풍은 26일 고려아연 공개매수가격을 상향하기로 결정했다. 가격은 기존 주당 66만원에서 75만원 수준으로 올리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매수 가격 상향을 위해 영풍은 25일 MBK파트너스의 특수목적법인(SPC)인 한국기업투자홀딩스에 3000억 원을 대여하기로 했다. '실탄 충전' 작업인 셈이다.


MBK·영풍으로선 오는 26일까지 어떤 식으로든 가격에 관한 결정을 내려야 했다. 26일까지 공개매수 가격 인상을 정해야 자본시장법에 의거해 기존 계획대로 다음 달 4일까지 공개매수를 종료할 수 있어서다. 26일을 넘겨 공개매수 가격을 인상하게 되면 다음 달 4일까지인 공개매수 종료 시점을 추가로 연장해야 했다.

MBK·영풍의 공개매수 선언 후 고려아연 주가는 이날까지 약 27% 급등했다. 현재 고려아연 주가는 MBK·영풍이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인 66만원보다도 6.7% 높다. 주가가 공개매수 가격보다 높은 가운데 공개매수가 종료되는 다음 달 4일이 도래하면 MBK·영풍의 고려아연에 대한 공세는 실패로 그칠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였다.

최 회장측은 대항공개 매수 선언 등 경영권 방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공개매수 가격이 올라가면서 최 회장측이 동원해야 할 실탄의 규모도 커져야 한다. 실탄의 풀을 늘리기 위해 지금도 국내외를 넘나들며 '우군확보' 작업을 진행중인 최윤범 회장측의 보폭도 더 커져야 한다. 고려아연은 앞서 기업어음 발행으로 2000억원을 조달한데 이어 다음 주 같은 방법으로 2000억원을 추가 조달할 예정이다. 운영자금 조달일 가능성이 높지만 경영권 방어를 염두에 둔 대응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