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 미국 석유업계, 트럼프에 "IRA는 유지해줘"

머니투데이

김하늬 기자

[주노=AP/뉴시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6일(현지시각) 위스콘신주 주노의 닷지 카운티 공항에서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후보는 최근 8일간 핵심 경합 주인 위스콘신주를 4차례 방문해 표심 잡기에 나섰다. 2024.10.07.

엑손모빌 등 글로벌 석유 대기업들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정치자금을 후원하면서 "조 바이든(대통령)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은 일부라도 남겨달라"고 요청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엑손모빌, 필립스66, 옥시덴탈 페트롤리엄 등 주요 석유 대기업은 최근 트럼프 캠프 관계자들에 "저탄소 에너지 프로젝트에 수십억 달러 세액공제를 부여하는 IRA의 전면 폐기를 반대한다"는 의견을 여러 차례 전달했다.

옥시덴탈 페트롤리엄의 CEO인 비키 홀럽은 지난 5월 트럼프 캠프 기금마련 행사에 참석해 IRA의 세금 공제 조항을 유지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엑시덴탈 페트롤리엄은 이미 텍사스에 13억달러(1조7504억원)를 투자해 공기 포집 공장을 건설 중이고, 몇 년 안에 수십 개를 추가 건설할 계획으로 전해진다. 석유·천연가스 대기업 필립스66도 원유 대신 식용유, 식물성기름, 지방 등으로 재생연료를 만드는 연구를 하고 있다. 마크 라셔 필립스66 CEO는 지난달 "업계에서는 IRA 적용 항목 중에 폐지하는 게 좋지 않다고 말하는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바이든의 IRA 등 친환경 정책 기조를 "사기"라고 깎아내리고 있다. 다만 WSJ은 "석유 업계가 공화당의 가장 큰 지지 세력인 만큼 후보들은 비공개로 그들이 원하는 바를 들어주겠다고 약속하곤 했다"면서 "트럼프가 법안을 없애기보다 '브랜드'만 바꿀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