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습 3주만에 레바논 초토화…국민 6명 중 1명 '난민 신세'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이스라엘의 미사일 공습이 계속되면서 3주 만에 90만명 넘는 레바논 거주 민간인이 난민 신세가 된 것으로 나타났다. /AFPBBNews=뉴스1

이스라엘의 미사일 공습이 계속되면서 3주 만에 90만명 넘는 레바논 거주 민간인이 난민 신세가 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상자는 1만명을 넘어섰다.

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유엔은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전면전이 시작된 지 약 3주 만에 레바논 주민 60만여명이 집을 떠나 피신했으며, 30만여명이 해외로 출국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이는 2006년 1개월여간 진행됐던 이스라엘과 레바논 전쟁 당시 난민 규모를 넘어선 것이라고 NYT는 짚었다. 레바논 전체 인구(약 580만명)를 기준으로는 6명 중 1명이 이스라엘의 공습을 피해 집을 떠난 셈이다.

유엔은 현재 베카 계곡과 시리아 접경 등 레바논 국토 면적의 4분의 1이 이스라엘군으로부터 이주 명령을 받았으며, 100개 이상 마을과 도시 주민들이 피난길에 올랐다고 추산했다.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파괴된 레바논의 한 주택. /AFPBBNews=뉴스1

유엔은 현재 베카 계곡과 시리아 접경 등 레바논 국토 면적의 4분의 1이 이스라엘군으로부터 이주 명령을 받았으며, 100개 이상 마을과 도시 주민들이 피난길에 올랐다고 추산했다. /AP=뉴시스

레바논 정부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이 국경을 넘은 이후 이날까지 1100차례 이상 공습이 이뤄졌다. 레바논 내 난민수용소 990곳 가운데 800곳이 이미 과밀 상태다. 공간 여유가 있는 나머지 수용소는 민간인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에 위치해 있다. 수용인원 100명이 화장실 1~2개를 나눠서 써야 하고, 전기가 끊겨 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 곳도 있다.

유엔 조사에 따르면 1만명 이상 난민들이 임시 거처를 구하지 못해 공원과 미완공 건물, 길거리 등에 머물고 있다. 한 때 주민과 관광객들이 일광욕을 즐기던 해변은 난민 텐트촌으로 바뀌었다. 레바논 내 공립학교의 절반은 대피소로 전환, 제대로 수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유엔 국제이민기구(IOM)의 던컨 설리번 대표는 "경제난이 심각한 레바논 정부는 현재 난민들을 보살필 능력이 없다"며 "레바논 전체가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스라엘군의 최근 잇단 공습으로 인해 현재까지 레바논에서 발생한 사망자는 2083명, 부상자는 9869명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