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AI·딥페이크 신종범죄 끊이지 않아…경찰, 과학화해야"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제79주년 경찰의날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새로운 위협에 맞서 국민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경찰이 더 빠르게 발전하고 능동적으로 변화하면서 더 과학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21일 오전 경찰청에서 개최된 '제79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불특정 다수를 위협하는 이상동기 범죄가 국민의 평온한 일상을 위협하고, 폭력배들은 악성 사기를 미롯한 민생 범죄 전반으로 조직 활동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마약과 사이버 도박이 대한민국 미래를 위협하면서 AI(인공지능)와 딥페이크 등 첨단기술을 악용한 신종범죄와 가짜뉴스도 끊이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국민이 경찰을 믿고 의지할 수 있도록 사회적 변화와 새로운 시대 상황에 맞춰 치안 역량을 키우고 발전시켜야 한다"며 "서민에게 고통을 주는 민생범죄는 끝까지 추적해서 엄중히 처벌하고 범죄수익과 자금원은 빠짐없이 환수해 범죄 생태계 연결 고리를 근원적으로 끊어내길 바란다. 스토킹, 가정폭력, 아동학대 등 약자 대상 범죄는 초기부터 강력하게 법을 집행해 범행 의지를 꺾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첨단기술의 발전 속도에 맞춰 수사 역량을 높여야 한다"며 "딥페이크 식별 시스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관계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디지털 성범죄를 뿌리 뽑고, 가짜뉴스에도 신속하고 강력하게 대응해 달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범죄에 대한 사후 처벌도 중요하지만 사전 범죄 예방이 더 중요하다"며 "범죄가 일어난 후에는 국민들 생명, 신체의 피해를 돌이키기 어렵다. 신설된 기동순찰대와 형사기동대를 중심으로 불안요인을 면밀히 감지해 국민 안전이 위협받는 급박한 순간에 신속히 대처해 달라"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경찰의 노고도 치하했다. 윤 대통령은 "지금 이 순간에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전국의 모든 경찰관 여러분들에게 감사하다. 늘 가슴을 졸이면서도 명예로운 경찰관의 길을 묵묵히 뒷받침해 주고 계신 경찰 가족 여러분에게도 깊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도 우리 경찰은 각종 범죄와 사건, 사고에 맞서며 민생치안 수호에 매진하고 있다. 여성과 아동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들을 범죄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하고 있다"며 "국민들을 불편하게 만들었던 불법 집회와 시위도 감소했다. 경찰의 헌신에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같이 말하고 실제로 손을 들어 박수를 쳤다.

윤 대통령은 "경찰의 치안 역량은 국제사회에서도 인정받고 있다"며 "급증하는 초국경, 디지털 범죄에 맞서 역대 가장 많은 국외 도피사범을 송환하는 성과를 거뒀다. 치안 한류를 선도하고 있는 경찰 발전을 힘껏 응원한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제79주년 경찰의날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 대통령은 또 "우리 정부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분들이 합당한 처우를 받고, 제복입은 영웅들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앞으로 경찰에 더 적극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구체적으로는 아산 경찰병원의 조속한 건립과 순직, 공상 경찰관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이어 "경찰 교육 인프라 확충과 경찰의 정당한 법 집행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면책 규정 확대를 비롯한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국민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으면 자유를 지킬 수 없고 우리의 번영도 이어갈 수 없다. 경찰관 여러분은 국민 안전의 수호자이자 대한민국 번영의 버팀목"이라며 "저는 대한민국 경찰을 굳게 믿고 신뢰한다. 더 안전한 대한민국 만들기를 위해 최선을 다해주기를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축사에 앞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다 순직한 경찰 영웅을 기리며 유가족들에게 '경찰 영웅패'를 수여했다. 이어 국가 사회발전에 이바지한 공로가 큰 이영길 경정(홍조근정훈장), 최성우 경감(근정포장) 등 5명에게 포상을 직접 수여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경찰 영웅과 순직 경찰 유가족, 우수 현장 경찰관, 33개국 외국 경찰 대표 등 460여 명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3년 연속 경찰의 날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이번 기념식은 2005년 이후 19년 만에 경찰청에서 열렸다. 현직 대통령의 경찰청 방문은 2012년 이명박 전 대통령 이후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