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빌 88.5주-로보틱스 4.33주'…두산 사업개편 재추진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가 21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그룹 사업구조 개편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김도균 기자

두산그룹이 보다 주주 친화적인 두산에너빌리티·두산로보틱스·두산밥캣 분할합병안을 꺼내들었다. 반드시 사업구조 개편을 관철시키고 SMR(소형모듈원자로) 등 신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각오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는 21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그룹 사업구조 개편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100주를 보유한 주주의 경우 분할합병을 통해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88.5주, 두산로보틱스 주식 4.33주를 받게 된다"며 "기존 두산에너빌리티 75.3주, 두산로보틱스 3.15주 대비 더 많은 주식이 돌아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합병비율이 기존 '1대 0.031'에서 '1대 0.043'으로 상향됐다. 두산그룹의 사업구조 개편은 △두산에너빌리티를 사업 회사와 두산밥캣을 자회사로 둔 신설법인으로 인적분할 △신설법인과 두산로보틱스의 합병으로 구성돼 있다. 이 과정에서 회계상 순자산 장부금액 기준으로 책정했던 기존 두산밥캣 분할비율을 시가 기준으로 바꾸고, 신설법인과 두산로보틱스 간 합병비율에 두산밥캣 경영권 프리미엄 43.7%를 반영한 결과 주주들에게 돌아가는 몫이 더 커졌다고 두산그룹 측은 설명했다.

두산그룹은 두산로보틱스가 두산밥캣의 지분을 공개매수해 100% 자회사로 상장폐지한 후 합병하려던 계획을 백지화한 다음 이같은 방식의 분할합병을 재추진해왔고, 주주를 최대한 배려할 수 있는 합병비율을 도출한 것으로 보인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 금융당국은 그동안 두산을 겨냥해 '주주환원'을 줄곧 강조해왔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전, SMR, 가스터빈, 수소터빈, 해상풍력 등 사업에 적기에 투자할 수 있는 재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경우 7000억원에 달하는 두산밥캣의 차입금 부담을 더는 등 1조원의 투자여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평가다.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 입장에선 무인화, 자동화 , AI(인공지능) 등에서 시너지가 기대된다.


박 사장은 "분할합병을 통해 주주들은 성장 가속화와, 시너지 극대화의 효과를 모두 누릴 수 있기에 개편안이 더 유리하다고 말할 수 있다"며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얻는 이득은 대주주인 두산이나 일반주주나 다 동일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