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학원가도 노렸다…300억 필로폰 팔려던 '조선족 조직' 잡혔지만[뉴스속오늘]

중국 체류 총책 A씨 지시를 받은 국내 조직원들이 필로폰(메스암페타민)을 건네 받는 장면. 필로폰 1kg을 보관해두라는 지시를 받은 남성이 쇼핑백에 담긴 필로폰을 건네 받고 있다. /영상=서울경찰청 제공

2023년 10월22일. 경찰이 중국에 체류하는 총책의 지시를 받아 한국에 마약류를 밀수입·유통한 조선족 조직원들을 검거했다.

이들은 미국, 필리핀, 캄보디아 등 6개국에서 활동하는 마약 공급책과 연계해 국내에 대량의 마약을 유통했다. 이들 중에는 당해 4월 서울 강남의 학원가에서 발생한 마약 음료 사건의 총책도 포함돼 대중을 충격에 빠트렸다.


검거된 28명 중 8명 구속…조선족 범죄집단 꾸린 A씨는?

/사진=뉴스1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경찰 수사관이 이들 조직과 위장거래를 하는 한편 CC(폐쇄회로)TV 분석 등을 통해 일면 '드랍퍼'라 불리는 말단 배달책을 검거한 것을 시작으로 국내 유통책과 매수자, 투약자를 순차적으로 붙잡았다.

검거된 이들은 중국에 있는 조선족 남성 A씨(38) 지시를 받아 국내 마약을 밀수입한 1명과 유통책 8명(조선족), 매수자와 투약자 등 28명이다. 경찰은 이 중 8명을 구속했다. 당시 경찰에 압수된 마약량은 필로폰(메스암페타민) 9㎏다. 무려 시가 300억원 상당으로 30만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양으로 알려졌다.

조선족 수도권 필로폰 유통사건 개요도. /사진=서울경찰청

A씨는 2019년 4월 한국법원에서 필로폰 수수 등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고 중국으로 강제 추방된 전과가 있다. A씨는 직접 마약류를 유통하기 위해 친인척과 고향 지인 등으로 점조직 형태의 조선족 범죄집단을 결성했다.


경찰은 A씨를 비롯한 총책들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적색 수배를 요청했다. 이후 캄보디아 경찰과 공조해 지난 4월16일 현지에 은신해 있던 A씨를 체포했다. 그의 은신처에는 2만3000여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필로폰 약 700g이 발견됐다. A씨는 캄보디아법에 따라 현지에서 마약 제조 혐의 등으로 수사를 받게 됐다. 현지 법에 따르면 그는 무기징역을 받을 확률이 높다.

대치동 마약 음료 제조 범인들 처벌은?

'강남 학원가 마약음료 협박 사건'의 주범인 이모씨가 2023년 12월2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강제 송환되는 모습 /사진=뉴시스(경찰청 제공)

A씨는 2023년 4월3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중·고등학생을 상대로 가짜 시음 행사를 열고 마약 음료를 '집중력 강화 음료'라고 속여 미성년자 13명에게 나눠준 사건의 공급책과도 연락이 있었다.

당시 마약 음료 제조책이었던 이모씨(당시 26세)는 징역 23년 선고와 추징금 186만원 가납 명령을, 학생들에게 투약을 지시한 길모씨(27세)는 징역 18년형을 선고받았다.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된 김모(40)씨는 징역 10년이 확정됐다. 함께 기소된 박모(37)씨와 보이스피싱 모집책으로 활동한 혐의를 받는 이모(42)씨는 각각 징역 10년, 징역 7년이 확정됐다.

당시 범행을 벌인 일당은 마약 음료를 마신 피해 학생의 부모들에게 '자녀들이 마약을 복용했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갈취하려 한 추악한 범행을 저질렀음에도 "대체로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며 수사 과정에 협조했다"는 점이 참작됐다.

총책 잡혀도 계속되는 마약 범죄, 강력한 처벌 필요

지난 7월2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방검찰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캄보디아발 필로폰 밀수 조직 검거' 관련 브리핑에서 검찰에 압수된 필로폰 약 15㎏(약 50만명 투약분) 등이 공개됐다. 이날 인천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검사 박성민)는 캄보디아발 70억원대 마약 밀수 조직 4개를 적발하고, 총책 A(23)씨 등 조직원 16명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지난 4월에는 수도권 일대에 127억원 상당의 마약(필로폰 3.82㎏)을 유통한 조선족 피의자 등 총 20명이 검거됐고 이 중 12명이 구속됐다.
이어 7월에는 캄보디아에서 70억원대 마약(필로폰 21㎏, 케타민 1.4㎏ 등)을 국내로 밀수한 관리책과 운반책들 총 15명이 검찰에 적발돼 구속기소 됐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고액 아르바이트 광고를 보고 범행에 가담한 이들은 마약 운반 대가로 1000만원을 받기로 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범죄의 마약 밀수 조직 관리책 B씨는 23세였으며 마약 운반에 가담한 이들 중 4명은 모두 19세로 고교생도 1명도 포함됐다.

검찰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는 암거래하는 마약 가격이 높아 마약 밀수 조직은 1∼2차례 범행에 성공해도 큰돈을 번다"며 "마약을 대량 밀수한 경우 무기징역이나 징역 10년 이상의 법정형에 상응하는 중형이 선고되도록 재판에도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동남아 일부 국가는 과거와 달리 마약 범죄와 관련해 엄격한 처벌 규정을 두고 있다. 베트남은 헤로인 600g 이상 필로폰 2.5kg 이상을 소지하거나 밀반입하다가 적발되면 사형에 처한다. 싱가포르에서는 작년에만 마약 밀매범 11명을 사형 집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