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벌잖아?" 개포주공 17억에 경매로…이것 모르고 뛰어들면 '낭패'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6단지 전경. /사진=네이버 거리뷰

강남 재건축 대어 중 하나인 서울 강남구 개포동 아파트가 감정가보다 약 10억원 저렴한 가격으로 경매시장에 나왔다. 정부의 대출 규제로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신고가 거래와 감정가를 웃도는 낙찰 사례가 이어지고 있지만 해당 물건은 2차례 유찰돼 최저 입찰가가 감정가의 64% 수준으로 떨어졌다.

22일 경·공매 데이터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6단지 전용면적 83㎡에 대한 매각기일이 오는 29일 열린다. 감정가는 26억7000만원이지만 지난해 5월과 7월 2차례 유찰되면서 최저입찰가는 17억880만원까지 떨어졌다.


1983년 준공된 개포주공6단지는 수인분당선 개포동역, 대모산입구역과 가까운 역세권 단지다. 2017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됐고 2021년 조합설립인가를 거쳐 지난해 6월 건축심의를 통과했다. 이르면 연내 사업시행인가가 고시될 것으로 보인다. 단지는 지하 5층~지상 35층 2698가구 대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재건축 단지 인기에 개포주공6단지는 평형별로 신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단지 전용 53㎡는 지난달 27일 직전 거래(18억6000만원)보다 4억6000만원 오른 23억2000만원에 손바뀜되며 신고가를 경신했고 전용 60㎡도 지난 8월 24억원으로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경매 물건과 같은 평형인 전용 83㎡는 지난 8월 27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경매시장에서도 강남권 재건축 단지는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되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한보미도맨션 전용 141㎡는 지난 8월 1차 매각기일에서 감정가(35억6000만원)보다 약 3억원 비싼 39억5196만원에 낙찰됐다. 다른 응찰자들도 39억4000만원, 37억1110만원 등 감정가보다 높은 금액을 써냈다. 개포주공6단지 바로 옆단지인 개포주공5단지 전용 54㎡도 지난 7월 1차 매각기일에서 21억2123만원에 매각됐다. 감정가는 18억6000만원으로 낙찰가율은 114%에 달한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감정가보다 10억원 저렴한 물건이 경매에 나왔지만 응찰자는 많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해당 물건은 대부업체가 신청한 임의경매로 조합원 자격이 승계되지 않아서다.

기본적으로 강남3구와 같은 투기과열지구의 재건축 아파트는 조합설립인가 이후 매매시 조합원 지위가 양도되지 않는다. 그러나 매도인이 1주택자로 10년 이상 해당 아파트를 보유하고 5년 이상 거주한 조합원이라면 양도가 가능하다. 또 경·공매를 통해 재건축 아파트를 매수할 경우에도 조합원 지위를 양도할 수 있다.

주의할 점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금융기관이 직접 경매를 신청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조합원 지위가 양도된다는 점이다. 개인이 빚을 갚기 위해 경매를 신청하건 대부업체가 현금청산을 목표로 경매를 신청한 경우 조합원 지위가 양도되지 않는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대부업자는 예외 조항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조합원 지위 승계는 어렵고 현금청산시 얼마를 받을 수 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며 "저렴한 가격에 낙찰받더라도 공사비 상승 등으로 추가 분담금이 늘어나면 권리가액이 줄어들 수밖에 없고,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경매에는 굉장히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