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제품 사려고, 800만원 좀"…할머니 계좌 본 은행원, 경찰 불렀다

머니투데이

류원혜 기자

김오녕 부산 북부경찰서장(오른쪽)이 지난 24일 보이스피싱 피해를 예방한 북부산농협 직원에게 감사장을 전달했다./사진=부산 북부경찰서 제공

은행 직원이 가전제품을 사야 한다며 800만원을 출금하려는 70대 여성을 수상히 여기고 경찰에 신고해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았다.

25일 뉴스1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후 3시50분쯤 부산 북부산농협 본점에서 A씨가 창구 직원에게 현금 800만원 인출을 요청했다.

당시 직원이 현금을 어떤 용도로 사용할 것인지 묻자 A씨는 "가전제품을 사려고 한다"고 답했다.

A씨 계좌를 조회한 직원은 이상 거래를 감지하고 보이스피싱 피해자로 의심, 현금 인출을 거부하고 경찰에 신고해 피해를 막았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지난 11일에도 대출 상환을 명목으로 보이스피싱 현금 수거책에게 1300만원을 직접 전달했고, 현금을 인출하려고 한 당일에도 다시 수거책을 만나 현금 1100만원을 전달하기로 한 것이 드러났다.

A씨는 저렴한 금리로 대출을 바꿔주겠다는 전화에 속아 현금을 인출했는데, 여러 은행에서 보이스피싱을 의심해 출금을 거부하자 가전제품을 산다고 대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농협 직원이 현금 인출 사유를 확인한 것은 북부경찰서가 관내 모든 금융기관을 방문해 최근 보이스피싱 피해 사례와 예방책을 사전에 교육하고 홍보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부산 북부경찰서는 지난 24일 해당 직원에게 감사장을 전달했다.

김오녕 북부경찰서장은 "보이스피싱으로 노인들이 피해를 당할 경우 노년 생활자금을 전부 잃어 삶의 의지가 꺾이는 만큼,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적인 수사와 피해 예방 활동, 홍보에 전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