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ETN도 내달 4일 상장…'첫 주자' 삼성證

증권사에서 출시예정인 밸류업 ETN/그래픽=이지혜

코리아디스카운트(한국증시저평가) 해소를 목적으로 최근 한국거래소가 밸류업지수를 발표한 가운데, ETF(상장지수펀드) 뿐만 아니라 ETN(상장지수증권)도 내달 초 시장에 상장된다. 국내 주요 증권사 최초의 밸류업 관련 ETN 출시다. 이를 계기로 다수의 증권사들로부터 밸류업 활성화를 위한 ETN 출시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25일 머니투데이 취재에 따르면 오는 11월4일 삼성증권은 '삼성증권 삼성 코리아 밸류업 TR 상장지수증권 제126호' ETN을 상장한다. 발행금액은 모두 100억원이고, 거래소의 밸류업지수 편입 기업들이 담겼다. 만기일은 2034년 10월30일까지다.


한편, 삼성증권과 같은 날 '신한투자증권 신한 코리아 밸류업 TR 상장지수증권 92호' ETN을 상장하려던 신한투자증권은 내부 검토 후 거래소에 상장 철회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밸류업지수를 활용한 첫 ETN 상품은 삼성증권이 단독으로 선보이게 됐다.

ETN은 투자자들에게 익숙한 ETF와 마찬가지로 기초자산을 추종하는 상품이다. 개별주식처럼 거래소에 상장돼 있어 쉽게 사고팔 수 있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하지만 발행주체가 자산운용사인 ETF와 달리 ETN은 증권사가 발행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또한 ETF와 달리 ETN은 만기가 정해져있다.

자산운용사들의 밸류업지수 추종 ETF가 오는 11월4일 상장될 것으로 관측되는 상황에서 삼성증권의 ETN도 같은날 상장이 될 예정인 것.


연초 금융당국이 밸류업프로그램 출시를 공식화한지 반년만인 지난달 24일 한국거래소는 밸류업지수를 발표했다. 코스피 67종목, 코스닥 33종목으로 총 100개의 상장사로 이뤄진 밸류업지수는 일정 수준의 시가총액, 거래대금 등의 규모요건을 충족하면서도 수익성, 주주환원, 시장평가, 자본효율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선정됐다고 거래소는 밝혔다.

업종별로는 삼성전자 (55,900원 ▼700 -1.24%), SK하이닉스 (201,000원 ▲2,800 +1.41%)를 포함한 정보기술 24종목, 포스코인터내셔널 (49,600원 ▼500 -1.00%), 대한항공 (23,300원 ▼150 -0.64%) 등 산업재 20종목, 셀트리온 (186,400원 ▲500 +0.27%), 한미약품 (330,500원 ▼2,500 -0.75%) 등 헬스케어 12종목이 편입됐다. 이외에도 현대차 (225,500원 ▼3,000 -1.31%), 기아 (92,700원 ▲1,800 +1.98%) 등 자유소비재 11종목, 메리츠금융지주 (104,800원 ▼200 -0.19%), 신한지주 (58,000원 ▲1,900 +3.39%) 등 금융·부동산 10종목, 고려아연 (1,253,000원 ▲115,000 +10.11%) 등 소재 9종목, KT&G (111,600원 ▲2,300 +2.10%) 등 필수소비재 8종목, 엔씨소프트 (213,500원 ▲3,000 +1.43%) 등 커뮤니케이션서비스 5종목, 에쓰오일(S-Oil (57,700원 ▼700 -1.20%)) 등 에너지 1종목을 담고 있다.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밸류업자문단을 꾸려 수차례의 회의를 거치는 등 많은 공을 들였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밸류업지수에 대한 관심이 아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이번 증권사 ETN 발표가 증권사들의 유사 상품 출시 러시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삼성증권 외에 관련 ETN 상품 출시를 준비중인 증권사는 아직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거래소에서 밸류업 지수 활성화를 위해 각 증권사에도 ETN 상장을 독려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밸류업 지수에 대한 시장의 반응을 조금 더 살필 필요가 있다어 증권사들도 저울질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