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만 되면 네가 올것 같아"…이태원 참사 2주기 시민추모대회

머니투데이

고석용 기자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이정민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및 참석자들이 26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10.29 이태원참사 2주기 시민추모대회에서 추모 묵념을 하고 있다. 2024.10.2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이태원 참사 2주기를 3일 앞둔 26일 서울광장에서는 159명의 희생자들을 기리고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추모대회가 진행됐다. 유가족들은 안전한 사회를 만들고, 진실을 찾는 과정에 함께 해달라고 호소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유가협)와 시민대책회의는 이날 오후 6시34분부터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이태원 참사 2주기 시민추모대회'를 열었다. 오후 6시34분은 참사 당일 최초 신고가 접수된 시간이다.

추모대회에는 이태원 참사를 상징하는 보랏빛으로 가득 찼다. 유가족들은 보라색 점퍼와 조끼를 입었고 시민들도 보라색 리본 모양의 풍선을 들거나 보라색 리본 스티커로 추모의 마음을 표현했다. 서울시도 시청 청사 조명을 10.29 이태원 참사를 상징하는 보랏빛으로 점등했다.

유가족을 비롯해 김종기 4·16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이주현 10·29 이태원 참사 생존피해자, 송기춘 10·29 이태원 참사 특별조사위원장 등도 참석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7개 정당 원내·상임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 등이 참석했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26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10.29 이태원참사 2주기 시민추모대회 뒤로 서울시청이 이태원참사를 추모하는 보랏빛으로 물들어 있다. (공동취재) 2024.10.26. [email protected] /사진=

이정민 유가협 운영위원장은 "지난 2년의 삶은 지금껏 겪은 그 어떤 고통보다 훨씬 더 크고 아프게 다가왔다"며 "10월이 되면 언제라도 불쑥 문을 열고 들어올 것만 같은 착각 속에 그리움만 깊게 가슴을 파고들었다"고 했다.

이어 "우리 사회에는 수많은 눈물과 애환의 산증인들이 있다. 가족을 잃고 평생을 고통스러운 멍에를 메고 살아가야 하는 4월의 세월호, 10월의 이태원, 또 수없이 많은 사회적 참사의 피해자들이 그분들"이라며 "더 이상 이 나라에 이러한 불행이 반복되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는 잃어버린 꿈들의 잃어버린 진실을 찾기 위해 기나긴 여정을 내딛고 있다"며 "그 긴 여정에 지치지 않도록, 외롭지 않도록 함께 하여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지난 9월 출범한 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의 송기춘 위원장은 철저한 진상규명을 약속했다.

송 위원장은 "특조위는 2년 전 참사가 왜 발생했는지, 왜 희생자와 피해자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조처들이 행해졌는지,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지 등 모든 의문과 요청에 답하고자 한다"며 "위원들은 추천 정당과 무관하게 활동하고 한마음 한뜻으로 참사의 원인을 밝히고 책임 소재도 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인 희생자 고(故) 그레이스 라쉐드씨의 어머니 조안 라쉐드씨는 "이른 새벽에 공항에 가기 위해 집을 나서는 너를 본 것이 마지막이었다"며 "그날 너를 공항까지 데려다 줬다면 조금이라도 시간을 더 보낼 수 있었을 거라고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편지를 낭독하던 라쉐드씨가 울먹이자 방청석에 있던 일부 유족도 함께 눈물을 훔쳤다.

이날 추모대회는 오후 1시50분 참사가 발생한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톤호텔 옆 골목에서 추모식·기도회로 시작했다. 이후 용산구 대통령실과 중구 특조위 사무실을 거쳐 서울광장까지 행진한 후 본 추모대회를 열었다. 이날 추모대회에는 여야 정치인 등을 포함해 주최 측 추산 500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