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의대생 휴학처리, 대학에 맡긴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1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비대면 영상회의로 진행된 의과대학 운영 대학 총장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사진=이영환

교육부가 의과대학 학생들의 휴학 승인을 대학의 자율판단에 맡기기로 했다. 동맹휴학을 허용할 수는 없지만 개인 사유를 이유로 휴학계를 제출해 대학이 승인한 경우 교육부가 이에 대한 잘잘못을 가리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내년 복귀 서약 조건도 현실적 절차의 어려움 등으로 폐지된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9일 의대를 운영하는 40개 대학교 총장들과 영상 간담회를 열고 의대생의 '조건 없는 휴학 승인' 등을 포함해 의대 학사 운영 상황과 관련한 의견을 나누고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이날 간담회는 교육부가 지난 6일 발표한 '의과대학 학사 정상화를 위한 비상 대책' 이후 대학별 학사 운영 상황과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교육부는 "대한의학회와 KAMC의 여야의정협의체 참여 입장문, 국가거점국립대학교총장협의회의 건의문,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의 의정갈등 중재안 등 대학현장과 국회 등 사회 각계의 의견을 대승적인 차원에서 수용하기로 했다"며 "학생 복귀와 의대 학사 정상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학생들이 개인적인 사유로 신청한 휴학에 대해서는 대학의 자율 판단에 맡겨 승인할 수 있도록 한다"고 밝혔다. 가까스로 여야의정 협의체가 문을 열기로 합의한 가운데 의료단체의 요구사항을 마냥 묵과할 수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대학에 자율권한을 주더라도 동맹휴학을 허용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현안 백브리핑에서 "동맹 휴학은 정당 휴학 사유 될 수 없다는 정부 입장에는 변함 없다"며 "개인사유로 인한 휴학에 대해 자율 판단에 맡기도록 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또 "내년도 1학기에 복귀하겠다는 서약서 등을 받는 기존 정부 방침이 실제 어려움이 있어 대학에서 자율적으로 여건에 맞게 판단하게 해달라는 건의가 있어 받아들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기존에는 '휴학이 허용 가능한 개인 사유'가 무엇인지가 모호했던 만큼 학생들이 휴학계 사유에 동맹휴학을 직접적으로 적지 않는 이상 대학이 휴학계를 받아줄 수 있는 여지가 생긴 셈이다. 2025학년도 복귀 서약이라는 조건도 사라져 학생을 자발적으로 돌아올 수 있는 길을 텄다.

이 부총리는 "정부와 대학, 의료계 등이 여야의정협의체를 통해 진정성 있는 마음으로 건설적인 대화를 나누면서 당면한 문제들을 하나씩 풀어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