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 확정까지 '몇시간~며칠'…표 차이 적을땐 재검표 가능성도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5일 (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에서 대선 투표를 한 뒤 투표소를 떠나고 있다./AFPBBNews=뉴스1

경합주 중 한 곳인 노스캐롤라이나에서 트럼프가 승리해 해리스의 승리 경로가 좁혀졌다. 하지만 최종 승자가 확정되기까지는 몇 시간, 많게는 수일이 걸릴 수 있다. 승리를 판가름할 경합주의 개표 절차와 처리 방식이 제각각인데다 미미한 표 차이로 승부가 가려질 경우 불복하거나 재검표 요청이 현실화할 수 있어서다.

6일 자정(현지시간) 현재 미국 대선 개표가 집계 중인 가운데 AP통신은 노스캐롤라이나와 조지아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를 보도했다. 통신이 입수한 사본에 따르면 해리스 선거대책위원장인 젠 오말리 딜런은 투표가 마감된 후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의 '푸른 벽'이 (해리스의) 승리로 가는 "가장 확실한 길"이라고 말했다.


노스캐롤라이나는 전통적으로 집계가 가장 빠른 경합주다. 허리케인 헬렌의 영향으로 혼란이 빚어졌지만 집계가 올해도 가장 빨랐다. 조지아주, 애리조나주, 네바다주 등 다른 주요 지역에선 투표가 마감됐으나 나머지 모든 주요 지역에서의 결과는 아직 예측하기 이르다.

다만 조지아는 조기 투표 결과(총 투표의 약 70%)를 동부 표준시 기준 오후 8시까지 발표하도록 의무화했다. 미시간은 선거일 전 조기 투표를 처리할 수 있개 법을 바꿔 2020년 대선에 비해 집계 속도가 빨라졌다.

다른 주들은 더 느릴 수 있다. 특히 선거인단수가 19명으로 가장 많은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는 선거일 아침까지 수백만 개의 우편 투표용지를 처리하지 않기 때문에 새벽까지 집계가 이어질 예정이다. 서부의 애리조나와 네바다도 당일 늦게 투표를 마치고 우편 투표용지를 세는데 더 시간이 걸린다.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2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열린 선거 집회서 유세를 마친 뒤 지지자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AP=뉴시스

특히 애리조나는 올해 투표용지가 두 장인데다 유권자가 선거일 이후 최대 5일까지 투표용지를 수정할 수 있어서 최종 결과를 확정하기까지 최대 13일이 걸릴 수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네바다도 선거일 이후 도착한 투표용지를 수락해 집계하지만 이들 투표용지가 결과를 뒤집을 가능성은 낮다.

동부 표준시 기준 오후 9시에 마지막 투표가 마감된 미시간은 2020년과 2022년 선거 때 자정까지 전체 투표용지의 절반 정도만 집계됐었으나 이번 대선에선 집계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동부 표준시 기준 오후 9시에 투표가 마감된 위스콘신도 집계가 새벽까지 이어질 수 있다.

위스콘신이나 펜실베이니아에서 대통령 선거가 몇 천 표 차이로 좁혀진다면 이를 명확히 하기까지 몇 주가 걸릴 수 있다. 일부 경합주에선 후보자 간 차이가 0.5%포인트 미만일 경우 자동으로 재검표하거나 후보자가 재검표를 요구할 수 있게 하고 있다.

2000년에는 플로리다에서 500표 차이로 대통령 당선자가 결정돼 최종 확정까지 몇 주가 걸렸다. 반면 1984년 로널드 레이건 당시 후보가 압도적으로 승리했을 때는 서부해안의 유권자들이 아직 '투표를 하고 있던' 동부시간 오후 8시에 결과가 발표됐다.

결국 최종 승자가 발표되는 시점은 선거가 얼마나 접전인지에 따라 달라진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어느 후보가 압도적 표 차이로 확실한 승리를 거두면 허위 소송과 선거 부정 논란이 잦아들 것"이라고 짚었다.

한편 7개 경합주에는 93개의 선거인단이 걸려 있다. 해리스와 트럼프가 기존 민주당과 공화당 우세 지역에서 이변이 없이 승리한다면 해리스는 경합주에서 44개의 선거인단을 확보해야 이긴다. 트럼프는 51개 선거인단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