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와 내연관계"…'토막 살해' 군 장교, 범행동기 밝혀졌다

강원 화천 북한강에 30대 여성의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혐의를 받는 30대 후반의 현역 육군 중령이 지난 5일 춘천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마치고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뉴스1

동료 여성 군무원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북한강에 유기한 현역 육군 장교가 피해자와 내연 관계를 지속하기 어렵다는 생각에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뉴스1에 따르면 이날 강원경찰청은 살인과 사체손괴, 사체은닉 혐의를 받는 A(38)씨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현역 육군 중령 진급 예정자인 A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3시쯤 경기 과천의 한 군부대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자신의 차량에서 군무원 B(33·여)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조사 결과 A씨는 범행 당일 출근길에 내연 관계에 있던 B씨와 카풀을 하면서 말다툼을 한 뒤 더는 관계 지속이 어렵다고 판단, 범행을 결심했다. 당일 오후 A씨는 부대 주차장 자신의 차 안에서 B씨와 또 말다툼을 벌였고 이때 노트북 도난 방지 줄로 목을 졸라 살해했다.

이후 같은 날 오후 9시쯤 부대 인근 공사장에서 사체를 훼손했고, 이튿날 저녁 10여년 전 근무했던 화천지역 북한강변을 찾아 사체를 강물에 던져 은닉했다. A씨는 시신을 담은 봉지가 물 위로 뜨는 것을 막기 위해 돌덩이를 함께 넣기도 했다.


또 범행 후 피해자 휴대전화로 피해자 가족과 지인, 직장에 문자를 보내 피해자가 살해당한 사실을 은폐하려 하는 등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유기한 시신이 수면 위로 떠 오르며 모든 범행이 드러났다.

A씨에 대한 신상은 오는 13일 공개될 예정이다. 지난 11일 춘천지법은 A씨가 낸 '신상정보 공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심문기일을 열고 이를 기각했다.

법원은 "(A씨에 대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의 발생 우려가 없다"며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 발생 예방을 위한 긴급성이 없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앞서 강원경찰청은 지난 7일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열어 A씨 이름과 사진 등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A씨가 이의 신청을 하면서 신상정보 공개를 취소해달라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과 행정소송을 제기하며 보류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