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천장 뚫자 국내 관련주도 쑥…지수 내려도 '상한가'

12일 국내 가상자산 관련주 일일 상승률. /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자 국내 가상자산 관련주도 강세다. 미국 대선에서 가상자산에 친화적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자 가상자산(코인) 시장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가 개선된 영향이다. 국내 증시는 침체 상태지만 가상자산 관련주 주가는 뛰었다.

12일 코스닥시장에서 컴투스홀딩스 (25,350원 ▼2,900 -10.27%)는 전일 대비 6500원(29.89%) 오른 2만8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이날 오전부터 상한가에 진입했다. 컴투스홀딩스가 자회사 컴투스플러스와 함께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원의 지분 38.4%를 보유한 2대주주라는 점이 부각된 영향이다.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 지분을 7.2% 보유한 우리기술투자 (10,150원 ▼1,010 -9.05%)도 7.31% 오르면서 마감했다. 두나무 지분을 5.97% 보유한 한화투자증권 (3,840원 ▼360 -8.57%)도 0.96% 상승했다. 가상자산거래소 빗썸 운영사인 빗썸코리아의 지분을 보유한 티사이언티픽 (1,477원 ▲47 +3.29%)은 1.85% 오르면서 거래를 마쳤다.

거래소 지분을 보유하지 않은 관련주도 덩달아 올랐다. 자체 개발한 블록체인 플랫폼 '위믹스'를 기반으로 한 위믹스 코인을 보유 중인 위메이드 (38,150원 ▼2,100 -5.22%)는 1%대 상승했다. 손자회사인 디앤디컴이 비트코인 채굴에 특화된 제품을 생산하는 대만 에즈락의 한국 총판을 맡는 제이씨현시스템 (3,620원 ▼420 -10.40%)도 6%대 상승했다.

이날 국내 증시는 기관과 외국인이 순매도세를 보이면서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나란히 하락 마감했다. 반도체 대표주인 삼성전자 (50,600원 ▼2,400 -4.53%)와 SK하이닉스 (182,900원 ▼2,900 -1.56%)가 3%대 내리는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 다수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그럼에도 비트코인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가상자산 관련주 주가는 강세였다.

올해 비트코인 가격 추이.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비트코인 가격은 처음으로 8만8000달러(약 1억2330만원)선을 넘기며 고공행진 중이다. 이날 오후 4시18분 기준으로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2.59% 오른 1억2775만1000원을 나타낸다. 이날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1억2801만원까지 오르면서 역대 최고가를 새로 썼다. 한국 프리미엄은 1%대다.

비트코인과 가상자산 관련주의 강세는 '트럼프 트레이드'의 영향이다. 미국 대선에서 가상자산 친화적인 모습을 내세웠던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자 투자 심리가 개선된 것이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과거 선거 유세 중 가상자산 사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비트코인을 미국의 전략자산으로 비축하겠다는 파격적인 발언을 내놨다.

증권가는 비트코인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김경태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설명력이 높았던 비트코인 관련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현재 시장은 다소 혼재된 신호를 보이고 있으나 전반적으로 상승을 암시하는 지표가 우세한 상황"이라며 "비트코인 추가 하락은 제한돼 있으며 그에 반해 상방은 열려있는 형국"이라고 분석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강세를 이어가도 가상자산 관련주가 꾸준히 오를지는 미지수다. 과거 비트코인 가격이 오를 때마다 관련주 주가가 일시적으로 오르기는 했지만, 주가와 비트코인 가격이 반드시 정비례하지는 않았다. 다른 종목에 비해 변동 폭도 큰 편이다. 이날도 위지트 (800원 ▼24 -2.91%), 갤럭시아머니트리 (8,550원 ▼680 -7.37%) 등 종목은 장중 강세였으나 하락 마감했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비트코인을 보유한 기업이 아니라 가상자산 관련 기업의 지분을 가진 기업만 상장돼 있다"라며 "가상자산 관련주가 테마주 움직임을 보이는 때에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