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기밀 유출 의혹' 안승호 전 부사장, 보석 석방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안승호 전 삼성전자 IP센터장(부사장)이 지난 5월3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삼성전자 내부 기밀자료 불법 취득' 혐의와 관련,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삼성전자 특허자료 유출 혐의를 받는 안승호 전 삼성전자 IP센터장(부사장)이 13일 보석으로 풀려났다. 지난 6월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영업비밀 누설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지 5개월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8부(부장판사 한대균)는 이날 안 전 부사장에 대한 보석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사건 관계인에 대한 위해·접근 금지, 주거지 제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출국 또는 3일 이상 여행 등의 경우 사전 허가 등을 보석 조건으로 걸었다. 보석 보증금으로는 3000만원을 납부하도록 했다.

안 전 부사장은 엔지니어 출신 특허 변호사로 삼성전자에서 2010년부터 2019년까지 9년여 동안 IP센터장을 맡아 특허 전략을 총괄했다. 삼성전자 퇴직 후에는 특허관리기업(NPE) 시너지IP를 설립해 2021년 11월 음향 기기·이어폰 업체인 스테이턴 테키야와 함께 삼성전자가 테키야의 특허를 무단으로 갤럭시S20 시리즈 등에 활용했다며 미국 텍사스 동부법원에 삼성전자를 상대로 특허소송을 냈다.

미국 법원은 당시 "부정직하고 불공정하며 기만적"이라며 안 전 부사장 측의 청구를 기각, 삼성전자의 손을 들어줬다.

검찰은 안 전 부사장이 특허소송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삼성전자 IP센터 직원으로부터 내부 기밀 자료인 특허 분석 정보를 전달받아 소송에 활용했다고 본다. 안 전 부사장은 삼성전자 직원으로부터 내부 보고서를 건네받은 것을 인정하면서도 보고서에 담긴 내용이 영업비밀에 해당하지는 않는다고 주장한다.

안 전 부사장은 지난 5일 열린 보석심문에서 "구치소 안에서 재판을 준비하니 어려움이 많다"며 "나가서 준비할 수 있도록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