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진짜 'DOGE' 수장됐다…미 공무원들 '잘릴라' 벌벌

소셜미디어 X 'DogeDesigner' 계정 이미지 캡처

세계 최대 부호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예상대로 미국의 차기 행정부 개혁을 담당하는 '정부효율부(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 수장을 맡게 됐다. 기업가 출신의 친트럼프 정치인 비벡 라마스와미도 머스크와 함께 이 조직을 이끌 예정이다. 새 조직은 정부의 비용 축소 및 공무원 대량 해고를 단행하고, 각종 규제를 완화할 가능성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12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성명을 통해 "위대한 일론 머스크가 미국의 애국자 비벡 라마스와미와 함께 정부효율부(DOGE)를 이끌게 됐음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며 "두 명의 훌륭한 미국인이 정부 관료주의를 해체하고, 과도한 규제를 없애고, 지출 낭비를 줄이고, 연방 기관을 재구조화할 수 있는 길을 열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어 "머스크와 라마스와미의 정부 효율화 작업은 '세이브 아메리카(미국을 구하자)' 운동의 핵심으로 늦어도 2026년 7월4일까지 완료할 계획"이라며 "미국 건국 250주년을 맞아 더 작고 효율적인 정부를 국가에 선물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정부효율부가 출범하면 각종 시스템은 물론 정부 낭비에 연루된 모든 사람들에게 충격파를 보낼 것"이라는 머스크의 견해를 전했다.

머스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트럼프의 성명을 인용한 뒤 "정부효율부. 상품(merch)은 다음과 같을 것"이라며 불이 활활 타오르는 이모티콘 3개를 같이 띄웠다. 라마스와미 역시 "우리는 온건하게 가지 않을 것이다"라는 글을 게시했다.

세계 최대 부호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 왼쪽)가 예상대로 미국의 차기 행정부 개혁을 담당하는 '정부효율부(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 수장을 맡게 됐다. 기업가 출신의 친 트럼프 정치인 비벡 라마스와미(사진 오른쪽)도 머스크와 함께 이 조직을 이끌 예정이다. /AFPBBNews=뉴스1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신설될 정부효율부는 각종 규제 개혁과 연방 지출 삭감 등 '더 작은 정부'를 구현하는 작업을 전담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조직 명칭이 '정부효율위원회(Government Efficiency Commission)'로 알려졌는데 이번 성명에서 정부효율부로 바뀌면서 특별 위원회가 아닌 정식 부처로 승격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조직 규모와 구조, 개편 방식 등이 전혀 공개되지 않아 의문을 더했다.


CNN·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테슬라·스페이스X·X·xAI·뉴럴링크 등 다수의 기업을 이끌고 있는 머스크가 연방정부 부처 장관을 맡을 경우 이해 상충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는 만큼 정부효율부가 백악관 예산국과 긴밀하게 소통하는 독립 자문위원회 형태로 운영될 것으로 봤다. 재산 대부분을 백지 신탁 등 주식으로 갖고 있는 머스크 본인도 부처 장관이 아닌 고위급 위원회 수장 자리를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NBC방송은 "트럼프가 이날 정부효율부를 백악관 내부가 아닌 외부 조직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하며 조직 수장을 맡은 머스크와 라마스와미가 민간기업 CEO로 계속 활동할 수 있는 근거가 여기에 있다고 전했다. 이는 상원의 승인 없이 이들에 대한 임명이 가능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의 '킹메이커'로 떠오른 머스크는 공식 입각해 미국 정부 내 뿌리 깊은 관료주의를 손보는 한편 조직·인력 구조조정을 총괄하게 됐다. 정부효율부 수장에 국한되지 않고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관측에도 힘이 실린다.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유세 내내 "연방 정부의 낭비성 예산이 2조달러(약 2814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한 것도 머스크의 계산에서 비롯됐다고 외신들은 짚었다.

머스크의 파트너로 내정된 라마스와미는 39세 인도계 기업인 출신 정치가다. 미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 참여했지만 당시 경쟁자였던 트럼프 지지를 선언하며 중도 사퇴한 뒤 '친 트럼프' 인사로 분류됐다. 불법 이민 철폐, 대중국 규제, 교육부 폐지 등 트럼프 당선인의 주요 공약과 뜻을 같이하는 강경파라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