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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날] 야간 알바 지옥 관련기사38

[빨간날]"손님이 때려도 어쩔 수 없죠, 시급이 높잖아요"

[알바지옥(地獄)-③]위험한 야간 아르바이트…폭언·폭행에 멍들어도 해야 하는 일

[빨간날] 야간 알바 지옥 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입력 : 2018.10.28 06:37|조회 : 96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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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월 화 수 목 금…. 바쁜 일상이 지나고 한가로운 오늘, 쉬는 날입니다. 편안하면서 유쾌하고, 여유롭지만 생각해볼 만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오늘은 쉬는 날, 쉬는 날엔 '빨간날'
/사진=박가영 기자, 뉴스1, 이미지투데이
/사진=박가영 기자, 뉴스1, 이미지투데이
[빨간날]"손님이 때려도 어쩔 수 없죠, 시급이 높잖아요"
PC방에서 야간 아르바이트 중인 대학생 정모씨(22·여). 최근 발생한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기사를 보고 아찔한 기분이 들었다. 정씨가 겪었던 상황과 비슷했기 때문. 며칠 전 술에 취한 20대 남성이 "환불해달라"며 정씨를 협박했다. 정씨는 "환불이 불가능하다고 하니 욕하면서 카운터를 발로 찼다"며 "나를 때리려는 시늉을 여러 차례 하더니 '여자라서 참는다'고 했다. 정말 무서웠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신고는 하지 않았냐고 묻자 "혼자 근무 중이었고 그 손님이 계속 카운터에서 버티고 있어 휴대폰에 손을 댈 겨를이 없었다. 비상벨이라도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야간 아르바이트생의 시름이 깊다.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을 계기로 야간 근무의 안전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며 아르바이트생들의 공포심이 커지고 있어서다. 야간 아르바이트생 다수는 실제로 폭언·폭력 등 위협을 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학업·야간 수당 등을 이유로 야간 아르바이트를 포기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은 상황이다.

머니투데이가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PC방, 편의점, 패스트푸드 전문점 등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전·현직 야간 아르바이트생 7명을 대상으로 근무실태 인터뷰를 진행했다. 야간 아르바이트를 선택한 이유부터 근무 시 겪었던 어려움, 안전교육 여부 등에 관해 물었다.

◇"조용히 카운터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손님이 '손목 분지른다'며 욕했어요"

야간 아르바이트생 대부분은 심야에 일하는 것을 '위험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파악됐다. 어둑한 출퇴근길부터 손님까지, 야간 아르바이트생을 위협하는 요소는 다양했다. 7년째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 중인 안유진씨(27·여·가명)는 "주중 오후 4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일한다"며 "오랜 기간 아르바이트를 하며 이런저런 일을 겪었지만 제일 적응이 안 되는 건 새벽 2시 집으로 가는 깜깜한 퇴근길"이라고 답했다.

패스트푸드 전문점 아르바이트생 박현씨(21·여)는 "손님에게 맞은 경험도 있다"며 "청소하고 있는데 술 취한 여자 손님이 갑자기 등 뒤를 팍 쳤다. 치고 그냥 가길래 '왜 때리냐'고 물었더니 '좀 치면 안 돼요?'라고 되물었다. 황당해서 '뭐라고 하셨어요?'라고 하니 또 때릴 것처럼 손을 들었다"고 토로했다.

야간 근무 위험성에 대한 인지는 남녀를 불문하고 나타났다. 1년간 카페에서 야간 아르바이트를 했다는 대학원생 박재홍씨(26·남)는 "주말 밤에 일하다 보니 술에 취한 손님이 많아 위험한 상황이 자주 발생했다"며 "주·야간 알바를 모두 해봤는데 확실히 야간 알바가 더 위험하다. 가족이나 지인에겐 추천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심야에 '혼자' 근무하는 아르바이트생이 체감하는 위험은 더 컸다. 취객 등 손님이 위협을 가해도 주변에 도움을 청하거나 신고하기 힘들어서다. 찜질방 야간 카운터 아르바이를 하는 한지인씨(24·여)는 "장사가 잘 되는 곳이 아니라 새벽 시간에 거의 손님이 없어 카운터에 혼자 있는다"며 "얼마 전 새벽에 남자 손님 한 분이 와서 행패를 부렸다. 다짜고짜 'XX년', '손목 부러뜨린다' 등 폭언을 하더라. 나중엔 소주를 사 와서 카운터에 뿌리기까지 했다. 그 공간에 단 둘뿐이라 너무 무서워 몸이 굳어버렸다"고 털어놨다.

이어 한씨는 "한참 욕을 듣다가 그 손님이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건물 경비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경비에게 끌려나가면서도 '아가씨 얼굴 기억하겠다'고 해 소름 끼쳤다"고 덧붙였다.

홀로 일하는 야간 아르바이트생은 5명 중 2명꼴.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 알바천국에 따르면 야간 아르바이트생 40.8%가 새벽시간 내 혼자 근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 프랜차이즈 카페 관계자는 "고객이 많은 번화가가 아닌 이상 1인 단독 근무가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야간근로 시급, 주간보다 1.5배 많아…"위험해도 어쩔 수 없어요"

/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이미지투데이

이러한 위험에도 불구하고 청년들이 야간 아르바이트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높은 시급'이다. 2018년 최저임금은 7530원. 밤 10시부터 익일 새벽 6시 사이에 근무할 경우 야간근로 수당으로 최저임금의 50%를 더 받는다. 평일 기준 시간당 1만1295원으로 주간 아르바이트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시급을 받을 수 있다. 박현씨는 "손님에게 맞는 건 기분 나쁘지만 그것 때문에 그만 둘 수는 없다. 야간 아르바이트 아니면 월급이 너무 적어진다"고 전했다. 주간 아르바이트와 시급이 같으면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을 생각이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한 수험생은 "공시생 신분이라 부모님께 면목이 없어 조금이라도 돈을 벌려고 시급이 높은 야간 공장알바를 한다"면서 "수면 시간이 부족해 피곤하고 손에 물집이 잡히기도 했지만 할 수 있을 때까진 해보려고 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학교 생활, 학업 등 일상생활을 수행하기 위해 야간 아르바이트를 택한 경우도 적지 않다. 9개월째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 중인 대학생 이지용씨(20·남·가명)는 "야간 아르바이트는 주간 일정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학교 수업 등 일정과 겹치지 않아 병행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야간 아르바이트생 사전 안전 교육을 강화하는 등 보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알바천국이 지난 8월 야간 아르바이트 유경험자 362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태조사 결과 ‘신고 및 대응 요령’ 등 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교육을 받은 아르바이트생은 28%뿐이었다. 머니투데이 인터뷰 응답자 전원도 안전교육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알바노조 관계자는 "알바 노동자의 안전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며 "PC방이나 편의점 점장이 알바생 대상으로 안전교육을 강화하고, 야간 영업점의 긴급 신고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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