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생이 만든 '나만의 셔츠'…5만명 홀린 비결

이승준 스트라입스 대표/사진=홍봉진 기자

"저 같은 패션 테러리스트에게 광명과 같은 서비스입니다. 확실히 착용자의 치수를 재서 그런지 목조임도 없고 몸통, 팔, 손목까지 정말 편합니다. 치수를 한 번만 재면 온라인으로 쉽게 주문할 수 있어 자주 이용해요."

남성 전문 브랜드 '스트라입스'(STRIPES) 고객들의 후기다. 2013년 직원 4명으로 출발한 스트라입스는 불과 3년 만에 직원 100여 명에 자체 공장을 보유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온라인 맞춤 셔츠 업체'로 시작해 슈트, 코트, 액세서리 등 남자들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책임지는 '토탈 브랜드'로 부상했다.


'누구나 멋질 자격이 있다'는 '스트라입스' 창업자는 '패션 피플'일줄 알았지만 의외로 수학과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전자기기 회사를 다니던 '공대 출신' 남자다. 이승준 스트라입스 대표(35)는 "패션에 관해서는 백지 상태였기 때문에 업계에서 당연시 여기는 것을 색다른 시각으로 접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학창시절부터 남자의 외모와 관련된 사업을 하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는 "남자들은 누구나 멋있어지고 싶어 하지만 방법을 모르고 심지어 귀찮아 하기까지 한다"며 "그에 대한 해답이 바로 '스트라입스'"라고 밝혔다.

이승준 스트라입스 대표/사진=홍봉진 기자

스트라입스는 고객을 직접 찾아가 측정한 신체 치수를 바탕으로 체형에 맞는 제품을 제작, 배송해준다. 세부 디자인까지 선택할 수 있는 '나만의 옷'을 합리적인 가격에 살 수 있다. 한번 측정한 치수는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돼 다른 아이템 주문시 사용된다. 전문가가 스타일 컨설팅도 '무료'로 해준다.


온라인 마케팅을 통해 적극적으로 고객을 불러 모았더니 어느덧 5만 명을 넘어섰다. 이 대표를 포함해 이 회사의 스타일컨설턴트와 스타일리스트들이 직접 만난 고객이다. 5만 명의 데이터를 체형별로 구분하고 최적화된 상품 추천을 위해 끊임없이 연구한다.

"전국에 있는 성인 남성 인구를 생각하면 5만 명은 극히 일부에 불과합니다. 앞으로 더 많은 데이터를 구축하면 의류 뿐 아니라 남성 라이프스타일 관련 다양한 콘텐츠 개발에도 활용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합니다."

이 대표는 "셔츠, 바지, 재킷, 티셔츠 등 30~40대 성인 남자가 입을 수 있는 옷은 한정적"이라며 "기본에 충실한 아이템을 소재, 디테일 차별화를 통해 좀더 똑똑하게, 잘하고 있는 것이 성장 비결"이라고 말했다.

스트라입스는 올해 100억원 매출을 목표로 한다. 지난해 싱가폴에 이어 올해 홍콩에도 진출했다. 이 대표는 "대한민국,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 남자들이 스트라입스를 통해 옷을 입는 것이 꿈이자 목표"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스트라입스' 본사 1층 쇼룸(show room)/사진=배영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