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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피스 안드로이드가 전하는 위로' 싱가포르서 온 편지

[인터뷰] '제2회 과학문학상' 중단편 가작 수상, 오정연씨 "안락사 이야기로 위로 전하고 싶었어요"

머니투데이 이경은 기자 |입력 : 2017.12.18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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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머니투데이 과학문학상 중단편 가작<br />
 수상자 오정연 씨(39).
제2회 머니투데이 과학문학상 중단편 가작
수상자 오정연 씨(39).

"안 되면 안 되는 거지, 그걸 어떻게 그리고 왜 되게 해야 하나요? 울고 있는 친구에게 '울지 마' 라고 하는 것보다 '울어도 돼' 라는 말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죽을힘을 다해 노력하다 보면 될 것이라는 식의 조언만큼 무책임한 말이 또 있을까. 소망하던 일을 이루지 못한 것은 그만큼 간절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세상엔 어떻게 해도 안 되는 일이 있기 때문이다. 아프니까 청춘인거라며, 힘든 게 당연하고 더 큰 노력으로 극복해야 한다는 식의 위로에 반기를 든 작가가 있다.

주인공은 제2회 머니투데이 과학문학상에서 '마지막 로그'라는 소설로 중단편 가작을 수상한 오정연 씨(39). 그녀는 소설에서 안락사 시설과 서비스가 일반화된 미래, 인생의 마지막 일주일을 앞둔 인간이 담당 안드로이드와 교감하며 삶을 마무리할 용기를 얻는 이야기를 그렸다.

"살아남기 위해 혹은 안 되는 걸 되게 하기 위해 너무 애쓰다보면 오히려 사람이 망가지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무조건 매사에 열심을 기울이라는 말보다, 힘들면 때로 좀 놔버려도 좋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어요. 그건 허무주의와는 다른 것이죠."

싱가포르 난양공과대 강단에서 SF영화를 가르치고 있는 정연씨는 과학책 읽기를 좋아했다. 보편적으로 적용가능한 합리적인 언어로 세계를 이해하는 과학의 시도가 좋았다고.

"천상 문과생인 탓에 문외한이었던 천체물리학, 우주, 인류의 역사 등을 이해하려 애쓸 때 찾아오는 경이감이 좋았어요. 고대에는 예술과 과학이 구분되지 않았다고 하는데, SF는 그런 예술/과학의 본질에 가장 가까울 수 있는 장르가 아닐까요."

SF소설의 '독자'였던 정연씨가 '작가'로의 시도를 결심한 데에는 모국어에 대한 갈증이 크게 작용했다. 영화전문지에서 기자로 일하던 중 필름의 보존관리 분야에 매력을 느껴 유학을 결심, 미국에서 유학생활을 시작했다. 석사를 마치고 싱가폴로 건너가 강단에 서기까지 10년 가까이 해외에서 공부하고 생활했다.

"근 10년간 해외에서 끝내 익숙해질 수 없는 언어를 사용하며 늘 부족감을 느꼈어요. 모국어 글쓰기에 대한 갈증이 있었는데, 육아를 시작하고 보니 자아의 경계가 무너지는 느낌이랄까 자기표현욕구를 부추기는 측면이 있더라고요. 제가 가장 편하게 다룰 수 있는 도구를 사용해서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다시 한 번 얻게 돼 기쁩니다."

소설을 쓰기 시작할 땐 두려움도 컸지만 지금은 욕심도 생겼다고, 그녀는 고백했다.

"영화기자로 써오던 논픽션과 달리 픽션은 작가가 어떤 식으로든 반영되는 비율이 높기에, 지금으로선 사람들에게 저를 보인다는 게 부끄럽고 두렵기도 해요. 하지만 제가 쓴 소설이 독자들을 만날 좋은 기회를 얻고 나니 하고 싶은 이야기를 풀어내고픈 욕심도 생겼죠. 마침 SF영화를 가르치면서 학생들과 소통하는 일에도 매력을 느껴 두 가지를 꾸준히 병행하고 싶습니다. SF적 상상력과 현실 사이가 워낙 좁은 시대이다 보니 학생들과의 토론은 후배세대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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