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B하나은행, 7월 을지로 사옥 이전과 함께 본점 이전 검토

KEB하나은행 을지로 신사옥 투시도 / 사진제공=KEB하나은행

KEB하나은행이 오는 7월 새로 지은 서울 을지로 본점 사옥으로 이주하면서 본점 소재지도 변경한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25일 “본점 사옥으로 이주하는 7월에 앞서 다음달부터 본격적으로 본점 소재지 이전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KEB하나은행 본점 소재지는 서울 명동 옛 외환은행 본점 건물이다. KEB하나은행이 옛 외환은행을 모태로 옛 하나은행을 합병했기 때문에 통합법인 본점도 옛 외환은행 본점을 그대로 이어갔다.


KEB하나은행 을지로 사옥은 2015년 통합법인 출범 전까지 옛 하나은행 본점 소재지였다. 2014년부터 1400억원을 들여 재건축하고 있으며 오는 7월22일부터 9월말까지 은행장 사무실을 비롯해 주요 본부 부서가 순차적으로 이사할 예정이다. KEB하나은행이 나간 명동 본점 자리에는 하나카드, 하나생명, 하나F&I, 하나펀드서비스, 하나자산운용 등 흩어진 하나금융그룹 계열사가 채울 예정이다. 본점을 그대로 유지할 경우 은행장을 비롯한 본부 부서가 거의 없는 곳이 본점이 된다.

게다가 현재 본점인 옛 외환은행 본점 건물은 매각이 추진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삼정KPMG를 매각주간사로 다음달 옛 외환은행 본점 건물 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세일즈앤리스백(매각 후 재임차)도 가능하지만 새로운 건물주가 다른 용도로 사용을 원할 경우 건물을 비워줄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최근 통합작업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것도 본점 소재지를 옮기는 이유 중 하나다. 통합법인 본점을 옛 외환은행 본점으로 한 것은 옛 외환은행 임직원을 배려한다는 뜻도 있었으나 통합작업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서 KEB하나은행에서 옛 외환은행 흔적은 점차 옅어지고 있다.


통합법인이 출범하자마자 옛 외환은행 간판이 우선 교체됐고 지난해 전산통합 이후에는 옛 외환은행 통장도 사라졌다. 이달부터 KEB하나은행 임직원은 하나금융그룹 로고를 상징하는 CI(기업이미지 통합) 배지를 패용하기 시작했다. KEB하나은행은 2014년 비전 선포식 이후 달았던 비전 엠블럼 배지를 대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본점 소재지로 이전하려는 을지로 사옥은 1971년 설립된 한국투자금융을 모태로 하는 KEB하나은행과 함께해온 건물이다. KEB하나은행은 1983년에 을지로 사옥에 입주한 뒤 두산그룹과 범양상선이 보유하던 건물 지분을 모두 사들였고 외환은행 인수도 이곳에서 결정했다.

그동안 합병은행의 본점은 인수한 은행의 본점을 이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2006년 통합 신한은행은 옛 조흥은행을 토대로 합병했지만 통합법인 본점은 조흥은행 본점이 아닌 신한은행 본점으로 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본점 소재지 이전이 실익이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옛 하나은행 본점, 옛 외환은행 본점 모두 서울 중구여서 변경해도 행정구역조차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거리가 멀지 않은데 본점 소재지를 옮겨봤자 번거로울 뿐 실익이 없을 수 있다”며 “지금 본점 건물이 매각된 뒤 본점 소재지 이전을 고민해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