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자살, 갈등표현 어려움 때문"

머니투데이

최은미 기자

톱스타 최진실이 서울 잠원동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발견 당시 압박붕대로 목을 매고 있어 자살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이다.

유명인일수록 마음속 갈등을 누구에게 털어 놓기는 힘들다. 안 그런 척하며 걱정을 감추고 사는 것이 그들의 운명이다. 특히 감춰야하는 것들은 대부분 표현하기 힘든 분노이거나 자신과의 친밀한 관계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더욱 위험하다.

민성길 세브란스병원 정신과 교수는 "유명인들은 이러한 것들을 보통사람들보다 표현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라며 "그런 것들이 쌓여 자살에 이르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다른 나라사람들보다 정서적인 면을 중시, 위기상황이나 대인관계에 대처하는데 있어 정서적으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도 높아지는 자살률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 은 세브란스병원 정신과 교수는 "이러한 성향은 위기상황에서 이성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게 해 극단적인 결정이나 충동적인 행동을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흔히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들을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앓고 있던 사람들로 생각하기 쉽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정상인들도 사업실패나 실연, 입시실패 등의 심리적인 충격에 대해 대처하기 어려울 때 자살을 생각하게 되며 충동적으로 이를 행동에 옮기기도 한다.

특히 일반인은 자신이 좋아하는 유명인이 자신과 비슷한 문제로 갈등하고 자살을 택했다는 사실을 알게되면 자신또한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같은 방법을 택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민성길 교수는 "불안함이 자살을 택하게 하는 것"이라며 "위기에 대처하는 능력이 떨어지고 유명인을 닮고싶어하는 젊은 세대에서 모방자살 확률이 높은 만큼 힘든일이 있다면 주변사람들과 의논하고 표현하며 적극적으로 해결하려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충동적인 자살을 막으려면 주변사람들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당사자가 문제를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자살만이 해결책이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워줘야 하는 것이다. '자살 핫라인'으로 불리는 생명의 전화(1588-9191)도 활용해볼만 하다.

이 은 교수는 "막상 자살하려는 마음을 먹어도 그 순간만 넘기면 금새 평상심으로 돌아올 수 있다"며 "주변의 관심이 필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