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면 공포 극복! 선택한 방법은?

# 임신 8개월째인 서지영(30·회사원)씨는 석면 이슈가 터지면서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베이비파우더에서 '석면 탈크'가 검출됐다는 소식에 곧 태어날 아기 걱정도 앞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화장품에도 석면이 검출됐다는 이야기를 접했다. 자신의 화장품에 묻은 석면이 아기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생각에 화가 치밀었다.

서씨는 자신이 가입한 인터넷 주부동호회를 통해 대응책을 논의했다. 회원들은 베이비파우더를 직접 만들어쓰는 방법을 공유하고, 탈크가 함유되지 않은 제품을 선택할 것을 권유했다.


석면 공포가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화장품 하나를 고르는데도 신중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베이비파우더를 직접 만들어 쓰거나 '탈크 프리 화장품'(탈크가 포함되지 않은 화장품)을 구매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천연 베이비파우더는 신생아를 비롯, 어린 자녀들의 건강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부모들의 관심이 높다. 벌써부터 인터넷 게시판이나 블로그 등에는 천연 베이비파우더를 만드는 방법이 상세히 올라오고 있다.

만드는 방법도 의외로 간단하다. 콘스타치(옥수수전분)와 오일 등으로 적당하게 배합만 하면 석면 걱정 없는 천연 베이비파우더를 만들 수 있다.


'탈크 프리'를 내세운 몇몇 화장품 온라인 판매 사이트들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미 선진국에서 경고한 탈크에 대한 위험성을 인지, 현지에서 인기를 끈 탈크 프리 제품을 도입한 덕분이다. '석면 NO!' 등의 광고문구로 인체에 무해하다는 점을 앞세워 뒤늦게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사용하던 화장품의 함유 성분을 꼼꼼하게 챙기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천연 화장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유기농이나 천연 재료로 만들어진 화장품을 추천해달라는 질의와 함께, 직접 만들어 쓰는 방법을 담은 서적도 회자되고 있다.

소비자들의 이 같은 노력과는 별도로 식품의약품안전청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석면 탈크' 파우더의 문제점이 수년 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는데도 식약청이 수수방관 했다는 이유에서다. 다른 문제도 아니고 사람 피부에 직접 닿는 제품에 석면이 검출되도록 내버려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석면 집단 소송을 준비 중인 한 소비자는 "지금까지 석면 문제에 있어 정부와 기업이 무책임했던 면이 있다"며 "파우더를 직접 만들어 쓸 정도로 기존 제품에 대한 믿음이 사라지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