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공기업 기관장·감사 인사권도 행사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앞으로 각 부처 장관들이 1급 공무원 뿐 아니라 산하 공공기관장과 감사에 대한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청와대가 협의 형식으로 사실상 행사해 왔던 고위직 인사에 대한 개입을 철회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각 부처 장관들이 차관을 제외한 280여 명의 1급 공무원과 256명의 공공기관장 및 감사에 대한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청와대 인사비서관실은 23일 "공공기관 인사 원칙을 바꿔 장관이 임명할 수 있는 기관장과 감사의 경우 청와대와의 협의절차를 생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행 공공기관 인사 현황을 보면 총 297개의 공공기관 가운데 대통령이 임명하는 직위는 기관장 65명, 감사 43명 등 총 108개다. 또 장관이 임명하도록 규정된 직위는 기관장과 감사 각 128명, 총 256개에 달한다.

그러나 현 정부 출범 이후 장관이 임명할 수 있는 기관장과 감사도 청와대와의 인사 협의 및 검증을 거친 후 임명했다. 실질적으로 청와대가 모든 공공기관장과 감사에 대한 인사권을 행사해 온 것.

인사비서관실은 그러나 "앞으로 정무직을 제외한 각 부처의 실무 간부 인사를 장관에게 맡기겠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대통령 임명직위 외에는 청와대와의 인사협의 절차를 생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장관 임명 기관장의 경우 주무 장관이 전적으로 책임지고 공공기관 선진화를 추진할 적임자를 선정, 임명하고 그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는 것. 다만 우리 사회의 높아진 도덕, 윤리 기준에 맞게 인사검증은 현재대로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실시하기로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권이 안정기에 접어든 만큼 앞으로는 1급 공무원과 공공기관장, 감사 등 고위직 인사권을 실질적으로 장관들이 행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라며 "장관의 말에 무게가 실리는 등 공직사회 전반에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장관들도 본인의 인사권 행사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대통령이 각 부처 장관들에게 권한과 책임을 동시에 부여해 국정을 다잡으려는 조치"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임기 초반에는 정권이 바뀌었던 만큼 청와대가 불가피하게 (정부 부처 간부 인사에) 관여한 측면이 있지만 이제는 장관 책임 아래 인사를 하도록 하겠다"며 앞으로 정무직을 제외한 각 부처의 실무 간부 인사를 장관에게 맡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