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부지 전세금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지는 방법?

전세값 급등세가 이어지면서 서민들은 전세(보증)금 마련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어렵사리 마련된 전세금은 수억원에 이르지만 전세 기한 동안에는 묶인 돈으로 생각하기 쉽다.

전세금 마련을 위해 대출을 받고 쪼들리는 생활비를 위해 또다시 금리가 비싼 신용대출이나 마이너스 통장에 의존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전세보증금을 활용한 대출 상품이 관심을 끈다. 또 집주인과의 다툼이나 사정 때문에 전세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해 난처한 경우에 대비하는 상품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현대캐피탈의 '전세보증금 담보대출'은 무주택자라도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것과 비슷한 조건으로 돈을 빌려준다. 세입자는 아파트 전세보증금의 최대 80%까지 돈을 빌릴 수 있고, 전세권을 설정하면 최대 5억원까지도 가능해 한도도 넉넉하다.

현대캐피탈 상품은 임대인(집주인)의 동의 절차까지 대행해 주기 때문에 임차인이라도 집주인에게 아쉬운 소리를 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도 있다. 소득 증빙이 가능한 만20~68세 개인이 이용할 수 있고, 수도권의 경우엔 빌라나 연립, 단독주택도 가능하다. 대출 기간은 전세계약기간 만기일 이내에서 24개월까지이고, 금리는 연5~12% 수준이다.

HK저축은행의 'HK 전세자금대출'은 전세보증금을 담보로 생활자금을 대출받거나, 전세 계약 때 부족한 보증금을 대출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가입 대상은 수도권 지역 아파트 빌라 연립주택 등에 전세로 거주하거나 거주 예정인 만 20세 이상 65세 이하 개인이다. 대출 기간은 전세 계약 기간 만기일 이내에서 24개월까지며 계약 연장 시 대출 연장도 가능하다.


이 상품의 금리는 최저 연 6%대이며 최대 5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하고 대출한도는 전세보증금 시세의 최대 85%까지다. 대출한도 내에서 입출금이 자유로워 마이너스통장처럼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밖에 신한캐피탈, 솔로몬저축은행, 현대스위스저축은행, 토마토저축은행 등도 전세보증금 담보대출을 취급하고 있다.

은행권을 이용하려면 서울보증보험(전세자금대출 보증보험)이나 손보사 권리보험 등을 활용하는 수고가 더 필요하다. 전세자금 대출 명목으로 돈을 빌린 뒤 1억원까지는 생활자금 용도로 쓸 수 있고 금리가 상대적으로 싼(CD유통 수익률(3개월 변동)이나 코픽스연동 등에서 선택 가능) 장점이 있다.

전세자금대출 보증보험을 통해 대출을 받으려면, 부동산 중개업소를 통해 전세계약을 체결(임차보증금 10%이상 지불)하고 임차계약서와 소득증빙서류(근로소득증명서 등)를 가지고 대출은행에 방문하면 된다.

현재 서울보증보험과 제휴하여 전세자금을 대출하는 금융기관은 농협, 우리은행, 신한은행, 기업은행, 외환은행 등 15곳이다. 1억원을 대출받을 때 보험료로 56만 ~ 88만원(연 0.565% ∼ 0.883%)이 드는데 이 금액은 금융기관이 부담한다.

빼달라고 요구한 전세금을 집주인 사정 때문에 돌려받지 못해 낭패를 보는 경우도 있다. 확정일자제도 등을 활용하면 언젠가는 돌려받을 수 있지만 소송이나 경매까지 거쳐야 하는 경우 수개월 이상이 걸릴 수 있어 세입자의 고통이 큰 것도 사실이다.

서울보증보험은 이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상품으로 전세금보장신용보험을 내놓고 있다. 일정 금액(전세보증금의 연 0.353 ~ 0.659%)을 내고 임대차 계약이 종료된 후 30일(상업용 점포의 경우 60일)이 지났는데도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 하면 서울보증보험이 이를 돌려주는 제도다. 1억원에 35만 ~ 65만원이 드는 보험료가 문제지만 직원 대상 전세금 지원을 해주는 회사라면 이를 대신 내주는 일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