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정가판매' 해보니…소비자가 더 좋아해?

머니투데이

최인웅 기자

↑현대차 '아반떼'

"회사가 발표한 공식적인 할인 조건 말고 딜러가 개인적으로 해 주는 할인은 없습니다. 그랬다가 걸리면 회사를 다닐 수 없으니 그런 각오하고 하는 거에요. 수당도 줄어 들어서 그럴 여지도 별로 없어요"(한 현대자동차 딜러)

현대기아차가 올해 도입한 '정가판매제'가 빠르게 정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가 영업사원이 개별적으로 할인해 주던 것을 금지했지만 소비자들의 만족도는 오히려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12일 자동차 리서치회사인 마케팅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새 차를 구입한 소비자4500명(2011년 7월기준)을 대상으로 영업사원별 할인혜택을 비교한 결과 현대차가 정가판매를 도입하기 전에 비해 가장 큰폭으로 감소했다.

현대차는 지난 3월 정가판매제 도입 전까지 영업사원들이 전체 차량구매자의 56%에게 할인을 해 줬지만 제도를 시행한 뒤로는 32%로 줄었다. 기아차의 경우 이 비율은 57%에서 35%로 떨어졌다.

이는 지난 3월 동일하게 정가판매제를 도입한 쉐보레(65%→61%)와 아직 이 제도를 도입하지 않은 쌍용차(63%→65%), 수입차(64%→78%)보다 큰 감소폭이다. 기존에 정가판매제를 실시한 르노삼성차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영업사원이 개인적으로 제공한 할인혜택에 대한 소비자의 만족률(10점 만점에 8점 이상을 준 비율) 조사에선 정가판매제를 실시한 4개사(쌍용차 제외)에 대해 모두 부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그중에서도 쉐보레 구매자들의 만족률은 할인혜택의 수혜자보다 비수혜자가 6%p 더 높게 나타나 가장 큰 차이를 보였다. 현대차는 비수혜자의 만족도가 5%p 더 높았고 기아차와 르노삼성 역시 비수혜자가 3%p 높은 만족율을 나타냈다.

반면 쌍용차는 할인혜택 수혜자의 만족률이 비수혜자보다 2%p 높게 나왔다. 수입차는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가격 이상의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들의 신뢰와 믿음을 회복해 나가고자 하는 정가판매제가 현장직원들의 이해와 협조로 소비자들의 만족도 향상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단기 판매에 연연하기 보단 중장기적으로 소비자와의 신뢰 형성이 더욱 중요하다고 보고 이를 꾸준히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