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우의 스승, "난 아직도 잘못하면 때립니다"

↑ 뮤지컬계 대부 남경읍. 그는 "단순히 잘 하는 배우가 아니라 배우로서 훌륭한 마인드를 갖춘 '위대한 배우'를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CJ E&M

"저는 지금도 제자들이 잘못할 때는 매를 듭니다."

뮤지컬 배우 1세대로 후학 양성에 힘을 쏟고 있는 남경읍을 만났다. 요즘 같은 때에 체벌이라니, 놀랍기도 해서 의아해 하자 그는 "조승우도 고2때 담배피우다 걸려서 내게 맞은 적 있다"고 말했다. 뮤지컬계 흥행보증수표로 대스타 반열에 오른 제자의 과거를 떠올리며 이야기 하는 모습은 천생 '선생'이었다.


잘 하는 배우가 아니라 '훌륭한' 배우, '위대한' 배우를 만들고 싶다고 힘주어 말하는 남경읍은 "노래 잘하는 가수나 춤 잘 추는 댄서는 많은데 위대한 위치까지 올라가는 경우는 드물다"며 안타까워했다.

2005년부터 '남뮤지컬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는 남경읍은 CJ E&M과 손잡고 전문 뮤지컬배우 양성에 한발 더 나아가기로 했다. 3월부터 시작되는 '뮤지컬 액터스' 프로그램에서 배우들의 실질적인 교육을 맡았다. 그는 황정민, 서범석, 조승우, 박건형, 최재웅, 홍광호, 조정은, 김다현 등 수많은 뮤지컬 스타를 배출한 장본인이자 배우 남경주의 형이기도 하다.

↑ 뮤지컬 배우 1세대인 남경읍은 "배우로서 갖춰야 하는 기본적인 마인드, 자세, 예의 등을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가르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CJ E&M

"배우 공부라는 것은 죽을 때 까지 하는 것"이라 말하는 남경읍은 노력파 배우답게 제자들을 가르칠 때도 '열심히'를 강조한다. 그는 "선생보다 열심히 하지 않는 제자, 선배보다 더 열심히 않는 후배가 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남경읍은 예술가들의 가장 큰 덕목으로 '변치 않는 뜨거움, 열정, 끈기'를 꼽았고, 노래나 춤 같은 여러 가지 기술적인 부분은 더 이상 얘기할 필요도 없는 기본 소양이라고 했다.

그의 말처럼 배우들의 소양과 자질을 제대로 발굴해서 키워줄 수 있는 전문교육시스템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 지난해 대극장 뮤지컬 43편을 비롯해 모두 1150여 편이 넘는 작품이 무대에 올랐고, 뮤지컬 매출액은 2000억 원대를 돌파했지만 역량 있는 배우가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다. 제작사들은 "배우가 없다"고 토로한다.

이런 상황에서 전문 뮤지컬 배우 양성 프로그램 'CJ E&M 뮤지컬 액터스'가 오는 3월 야심차게 출범한다. 3차에 걸친 오디션을 통해 전속배우 20명을 선발해 2년간 연기와 보컬, 댄스, 힙합 등 기본 교육과 공연 특강을 진행한다. 전속배우들은 2년간 무료로 교육받으며 CJ E&M 자체 제작 뮤지컬에 앙상블(조연) 또는 주연배우로 출연하게 된다. 작품 출연 시 그에 따른 출연료를 받는다.

박민선 CJ E&M 팀장은 "배우 부족현상이 생기면서 어느 순간 준비되지 않은 배우들이 무대에 나올 때도 있다"고 지적하며 "제작 편수가 늘어도 많은 배우가 데뷔할 수 있는 선순환구조가 돼야한다"고 말했다.

'뮤지컬 액터스' 프로그램에 대해 대기업에서 좋은 배우를 미리 선점하려는 것 아니냐는 소리가 나올 법 하다. 이에 대해 박 팀장은 "소속사 개념으로 매니지먼트 하려는 게 절대 아니다"며 "가능성 있는 배우를 발굴하고 좋은 배우를 찾아야겠다는 생각 하나만으로 남경읍 선생에게 찾아 간 것"이라고 말했다.

◆'CJ E&M 뮤지컬 액터스'에 선발되면 이런 혜택이! ▷뮤지컬 배우로서 필요한 전문 교육 ▷CJ E&M 공연 우선 캐스팅 및 대역 배우 기회 ▷CJ E&M TV, 영화에 배우로 진출할 수 있는 지원 지원 자격은 고등학교 졸업 이상으로 무용·노래·연기에 재능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 다음 달 11일까지 남뮤지컬아카데미 홈페이지(www.nammusical.co.kr)에서 지원서를 내려 받아 이메일([email protected])로 접수하면 된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 내 뮤지컬액터스-오디션 공고를 참조. 문의(02)3472-9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