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쇼생크탈출' 美 강도 '침대보 밧줄'로 15층 감옥서 탈출

▲ 탈옥범 뱅크스와 콘리가 야반 탈옥할 때 쓴 '침대보 밧줄'의 일부 (ⓒWGN방송 영상 캡쳐)

현대판 '쇼생크 탈출'이 벌어졌다.

영화의 쇼생크 감옥과 같이 탈옥이 절대 불가능해 보였던 미국 시카고의 메트로폴리탄 교도소에서 은행 강도 혐의로 구속 기소된 용의자 2명이 탈출했다.


영화 속 주인공 앤디가 20년 만에 쇼생크 감옥 탈출에 성공했다면, 이번 탈옥범 중 한 명은 법정에서 "복수하겠다"고 선언한 지 1주 만에 탈출했다.

탈출 경위는 한층 더 대담했다. 19일(현지시간) 시카고트리뷴 등 외신에 따르면 이들은 전날 새벽에 침대보를 묶어 만든 밧줄을 타고 무려 15층 옥방에서 탈출했다. 그들이 타고 내려온 밧줄은 길이가 61미터에 이르고, 1.8미터 마다 매듭지어 묶여 있었다. 시카고 WGN 지역방송에 따르면 탈옥범들은 '침대보 밧줄'을 치실로 묶어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이들의 범죄는 사전에 철저히 계획된 것으로 보인다. 그들이 탈출한 창문은 높이가 1.8미터였으나 지름이 15센티미터에 불과했다. 창문에는 창살도 있었지만 그들은 실제 창살을 제거한 뒤 교도관의 눈에 띄지 않도록 검은 색의 가짜 창살까지 껴놓은 것으로 밝혀졌다.


더불어 침대 이불 밑에는 갖은 옷가지를 넣어 사람이 자고 있는 것처럼 꾸몄다. 이러한 속임수로 교도관들의 눈을 피해 탈옥을 감행할 수 있었다. 교도관들이 이들의 탈옥 사실을 안 것은 탈옥 추정 시간 새벽 2시에서 3시간이나 지난 새벽 5시 점호 때였다.

탈옥범들의 정확한 탈출 경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주황색 점퍼복을 입고 있던 탈옥범들은 곧장 평상복으로 갈아입은 것으로 파악된다. 미 연방수사국(FBI) 대변인 조안 하이드는 그들이 18일 새벽 2시40분께 택시를 타고 어디론가 떠나는 모습이 인근 CCTV에 잡혀 이를 바탕으로 경찰이 본격적 수사에 나섰다고 말했다.

이들은 콘리의 어머니가 사는 시카고 서남부 교외 지역의 틴리 파크에서 이날 오전 7시에 마지막으로 목격됐다.

그는 어머니와 누이에게 "보석으로 풀려났다"고 말했지만 이를 수상하게 여긴 가족들이 "돌아가라"는 말을 했다고 전해졌다.

FBI와 경찰은 이들이 무장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탈옥범을 잡기 위한 대대적인 수사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탈옥범들이 숲이 우거진 틴리 파크 주변에 있는 것으로 보고 해당 지역에서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현재 현상금으로 5만달러(약 5400만원)가 걸려 있는 상태다.

◇ 탈옥범들은 누구인가

▲ 현대판 '쇼생크 탈출'에 성공한 조셉 호세 뱅크스와 케네스 콘리 (ⓒWGN방송 영상 캡쳐)

탈옥범 호세 뱅크스(37)와 케네스 콘리(38)는 은행 강도범으로 메트로폴리탄 교도소에서 같은 옥방을 쓰고 있었다.

FBI 특수범죄수사팀에 의하면 호세 뱅크스는 '은행강도계의 대부'로 불릴 만큼 노련한 강도범이다. 그는 이제껏 최소 21개의 은행을 털었으며, 법정 문서에 따르면 은행들이 그를 고용해 10여 개의 모의 은행강도 사건에 참여하기도 했다고 한다.

콘리는 한 건의 은행강도에 연루됐지만 이외의 전과는 많다. 소매점 절도에서부터 불법무기소지와 무기휴대강도로 총 징역 14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 탈옥범들이 탈출한 시카고 메트로폴리탄 교도소는 어떤 곳인가

▲ 탈옥범 뱅크스와 콘리는 이 시카고 소재 메트로폴리탄 교도소 15층에서 침대보를 묶어 마든 밧줄로 탈출했다. (ⓒWGN방송 영상 캡쳐)

시카고 도시 한복판에 세워진 삼각기둥 모양의 고층 감옥으로서 세계에서 이러한 외관의 감옥은 유일하다고 전해졌다.

삼각기둥 모양으로 만들어진 이유는 이론상으로 교도관의 눈을 피할 수 있는 사각지대가 없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메트로폴리탄 교도소의 40년 역사상 오직 두 건의 탈옥만이 성공했다. 1980년대 첫 번째 탈옥이 일어났으며 두 번째가 뱅크스와 콘리의 탈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