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상징 '타워팰리스'는 명당일까

대한민국 부(富)의 상징이자 기준인 도곡동 '타워팰리스'. 이 곳을 두고 풍수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명당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전형적인 배산임수(背山臨水)로 명당의 요소를 갖추고 있다고 하지만 그 이름값에는 거품이 있다는 지적인데, 타워팰리스에 얽힌 풍수 이야기를 딱TV가 풀어본다.

2

강남의 대표적인 부촌을 들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무엇인가요?


아파트 가격을 떠나 단연 도곡동의 ‘타워팰리스’를 거론합니다. 타워팰리스는 대한민국 고급 아파트의 대명사로 오랜 기간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타워팰리스가 풍수적으로 명당이라는 주장과 그렇지 않다고 하는 주장 등이 다양하게 존재합니다.

혹자는 타워팰리스를 100층 이상으로 지으면 자손 대대 길할 명당이라고도 합니다. 인근 주민의 반대 때문에 100층 이상으로 건축하지는 못했지만, 누군가는 타워팰리스 때문에 삼성그룹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큰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타워팰리스’… 정말 대단한 명당일까?
타워팰리스는 관악산에서 우면산을 따라 몸을 낮췄다가 다시 솟은 매봉산을 주산(主山)¹으로 삼고, 앞으로는 양재천이 흐르고 있습니다. 전형적인 배산임수(背山臨水)의 모습을 띠고 있습니다. 또한 주산(主山)보다 크지만, 구룡산과 대모산이 안산(安山)²의 역할을 한다고 본다면, 풍수 명당의 기본적인 모습을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명당은 지세(地勢)의 기운이 맺히는 곳입니다. 타워팰리스는 혈(穴)³이 맺히는 자리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타워팰리스가 세계적인 명당이라고 주장하는 근거는 무엇일까요? 조금 다르게 대국적으로 살펴보면 주장하는 근거에 대한 추측이 가능합니다. 일반적인 풍수 이론으로서는 세계적인 명당이라고 말할 수 없지만요.

타워팰리스를 중심으로 지도를 확대해서 보면 그럴듯한 풍수적 명당이 그려집니다. 매봉산이 주산(主山)이고 우면산이 우백호(右白虎), 관악산이 외백호(外白虎), 구룡산이 안산(安山), 금암산, 남한산을 좌청룡(左靑龍)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구룡산 너머 문형산 쯤을 조산(朝山)⁴으로 본 것이 아닌가 추측해 봅니다.

이렇게 국세(局勢)를 크게 보는 경우는 도읍이나 도시의 자리를 정할 때나 가능한 것입니다. 일반 사람이 거주하는 집을 한 나라를 지세를 살펴 풍수적으로 판단한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아마도 그런 연유에서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100층 넘는 큰 건물을 지으라고 한 것 같습니다. 그 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가장 높은 건축물이 된다면, 국세(局勢)를 크게 논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겠죠.

어쩌면 이미 절반의 성공을 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타워팰리스의 이름이 이미 대한민국 부자들의 메카가 되어 그 위상이 국내에서는 굳건해졌으니까요.

하지만 국세(局勢)를 크게 보더라도 주산(主山)이 약해 대단한 명당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주산(主山)이 약하다는 것은 사상누각과 같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타워팰리스가 배산임수의 좋은 자리에 있음은 일반적인 풍수 이론으로 충분히 설득력이 있지만, 풍수적으로 세계적 명당이고 삼성의 글로벌 성장에 도움이 되었다는 것은 상당히 억지스러운 주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양재천이 흐르고 주변에 좋은 산이 있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타워팰리스는 만족할 만한 주거지라 할 수 있습니다.


주산(主山)¹ : 집이나 묫자리를 지을 때 뒤에 있는 산으로서 땅의 기운을 공급해 주는 산.안산(安山)² : 집이나 묫자리 앞에 있는 산. 책상과 같은 역할.
혈(穴)³ : 지기(地氣)가 맺히는 자리.조산(朝山)⁴: 안산(安山) 너머에 있는 산.


☞ 본 기사는 딱TV (www.ddaktv.com) 에 4월 10일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