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젤형기업은 어디?'...정부, 중견기업 육성사업 초반부터 삐걱

정부가 중견기업 육성을 위해 추진중인 ‘가젤형기업(Gazelles Company) 육성프로젝트’가 시범사업단계부터 삐걱대고 있다. 내년 본격 시행에 앞서 올해 실시한 시범사업이 기업들의 저조한 참여로 고전을 면치 못해서다.

19일 관련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중소기업청의 '2015년 신성장기반자금융자 예산(안)'에 가젤형기업전용자금예산 3000억원을 새롭게 추가했다. 정부가 지난 2월 말 발표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 포함된 가젤형기업 육성프로젝트를 내년부터 본격 시행하기 위해서다.


가젤형기업은 매출과 고용자수가 고성장하는 기업을 말한다. 중기청이 제시한 가젤형기업 기준은 최근 3년간 매출액 또는 상시근로자수가 연평균 20% 증가한 기업이다. 다만, 지역기업은 연평균 15%까지 기준을 낮추고 청년 고용은 1명을 1.5명으로 계산한다.

중기청은 가젤형기업에 정부 자금을 집중 투자해 중견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다. 이에 지난 7월 시범사업 시작과 함께 가젤형기업에 대한 정책자금 대출 한도를 당초 최대 45억원에서 70억원으로 상향했다.

하지만 이 사업에 지원하는 기업들이 적다보니 연말까지 시범사업 예산의 절반도 소진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내년 관련예산 3000억원도 과도하다는 지적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오고 있다.


실제 중기청은 지난 6월말 가젤형기업 육성 시범사업으로 900억원을 투입하며, 전국 중소기업진흥공단 지역본부를 통해 지원기업 신청·접수를 받았지만 자금지원 실적은 초라한 상태다.

중진공에 따르면 9월 말까지 자금지원 실적은 71개 기업에 318억원이다. 기업당 평균 22억을 대출받은 셈이다. 현재 신청·접수를 받고 심사 받는 건수는 21건, 234억원이다. 자금 집행 내역도 시설자금(72억원)보다 운전자금(245억원)에 몰렸다. 생산설비 확충을 통한 장기적 성장동력 확보보다는 생존을 위한 원부자재 구입 등 운전자금에 쏠린 셈이다. 현재 자금을 신청한 기업에 모두 융자대출을 해준다고 해도 자금지원실적은 92건, 552억원에 그치는 수준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중기청이 가젤형기업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중기청은 지난 6월 가젤형기업 기준을 발표하면서 요건을 갖춘 기업수는 약 2만4000개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국회 예산처가 분석한 '중기청 2015년 예산 분석' 자료에 따르면 중진공이 2008년부터 2011년까지 4년간 지원한 중소기업중 가젤형기업 요건에 해당하는 기업은 겨우 1293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예산처는 이에 따라 가젤형기업에 대한 예산편성이 과다하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김영환 중기청 중견기업정책국장은 "올해 시범사업 결과를 확인한 뒤 내년부터 자금지원 조건과 기준에 변화를 줘 지원 가능한 기업 수요를 추가로 창출할 계획"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