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천막 허용' 서울시, 경찰 무혐의 처리할 듯(상보)

지난 1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세월호 농성 천막 앞으로 주말 나들이객이 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진=뉴스1

세월호 유가족들의 농성 현장인 광화문 광장 천막 설치·허용과 관련해 보수 단체로부터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피고발된 서울시에 대해 경찰이 무혐의 처분하기로 내부의견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서울지방경찰청과 종로경찰서 등에 따르면 보수단체인 '정의로운 시민행동'은 서울시가 세월호 유가족들의 천막 설치를 허용하고 같은 곳에 가로 3m, 세로 3m 크기의 서울시 소유의 천막 13개를 설치해준 혐의(직무유기 등)로 박원순 서울시장과 서울역사도심재생과장, 도시관리팀장 등 3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의 수사지휘를 받은 경찰은 지난해 11월 서울역사도심재생과장과 실무팀장에 대해 소환조사를 마친 뒤 최근 서울시 행정국장과 도시재생본부장을 서면조사했으나 혐의가 없다고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직무유기는 공무원이 아무것도 하지 않아야 성립하지만 서울시는 천막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리했고 유가족들이 직접 세운 천막 1동에 대해서도 과태료를 부과키로 입장을 밝혔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경찰 관계자는 "절차상 서울시 공무원들이 입건된 것은 맞지만 피고발에 따른 것으로 사법처리를 전제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서울시도 때아닌 경찰 수사에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당시에는 세월호 참사로 인해 전체적으로 유가족들을 지원해야 한다는 분위기였고 중앙정부에서도 같은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또 세월호 천막을 방치할 수는 없다는 방침이지만 유가족들과 협의가 뜻대로 되지 않아 곤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천막을 철거해야 한다고 생각을 갖고 있고 이를 위해 유가족들과 협의하고 있다"며 "서울시는 광화문 광장에 천막을 설치해두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유가족들이 반발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광화문 광장마저 강제로 나가라고 하면 갈 데가 없고 어떤 선택을 할 지 모르겠다며 유가족들이 토로하고 있다"며 "유가족들과 협의해 자발적으로 철거토록 하지 않으면 더 많은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서울시로선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앞서 '정의로운 시민행동'은 지난해 8월 세월호 유가족들이 농성을 벌인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천막을 두고 '시민이 평화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광장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등 내용의 서울시 조례에 어긋난다며 박원순 서울시장 등 3명을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