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건설, 내달 법정관리 조기졸업…LIG건설은 난항(종합)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쌍용건설 본사 전경.

중동 국부펀드 두바이투자청과 M&A(인수합병) 본계약을 체결한 쌍용건설의 변경회생계획안이 관계인집회를 통과했다. 두바이투자청을 새주인으로 맞게 된 쌍용건설은 변경회생계획안에 따라 채무변제 등을 거쳐 빠르면 다음달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졸업할 것으로 보인다.

27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제3파산부(재판장 윤준 파산수석부장판사)는 쌍용건설 관리인이 제출한 변경회생계획안을 인가했다. 이날 열린 관계인집회에서 회생담보권자 92.2%, 회생채권자 78.9%, 주주 76.6%가 변경회생계획안에 동의해 법정 인가요건을 충족해서다.


변경회생계획안에 따라 두바이투자청과 쌍용건설은 인수대금 1700억원으로 채무를 우선 변제하게 된다. 회생담보권은 전액을, 회생채권은 약 31% 가량 현금으로 갚는 식이다. 나머지는 출자전환(1주당 액면가 5000원)된다.

채무변제 후 자본 적정성을 위해 기존 주식과 출자전환 주식에 대해서는 20대 1의 감자(병합)가 진행된다. 이렇게 되면 유상증자(3400만주) 방식으로 쌍용건설을 인수한 두바이투자청은 보유 지분 약 90%로 최대주주에 오른다.

다만 두바이투자청이 보유한 지분 중 50%는 신주 효력발생일로부터 1년간 양도, 증여 등이 제한된다. 두바이투자청과 쌍용건설은 변경회생계획안에 따라 채무변제 등을 완료하고 다음달 법원에 회생절차 종결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법원의 허가가 떨어지면 쌍용건설은 지난해 초 법정관리 개시 이후 1년여만에 회생절차를 종결하게 된다. 업계에선 해외건설 경험이 풍부한 쌍용건설이 두바이투자청에 매각됨에 따라 경영정상화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했다.

두바이투자청은 운용자산이 1600억 달러(원화 약 175조원)에 달하는 '큰손'인데다, 수조원대의 건설공사를 발주하는 주요 '발주처'이기도 하다. 쌍용건설은 이미 국내외 사업장 관리 및 수주확대를 위해 인력확충도 추진 중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두바이투자청이 발주 계획 중인 물량만 약 5조원에 달한다”며 “여기에 2020년 두바이 엑스포 개최 등 개발 호재도 많아 매각이 최종 성사되면 해외시장에서 쌍용건설의 운신의 폭이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LIG건설도 이날 변경회생계획안 심의·의결을 위한 관계인집회를 개최했지만 일부 채권단의 반대로 부결됐다. 회생채권자는 76%가 변경회생계획안에 찬성했지만 회생담보권자는 67%만 찬성해 법정 인가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회생담보권자의 반대가 많았던 것은 변제조건 때문으로 풀이된다. LIG건설의 변경회생계획안에 따르면 회생담보권은 담보물의 청산가치에 해당하는 확정채권액만 전액 현금으로 변제한다. 청산가치를 초과하는 부분은 3.5%만 현금으로 갚고 나머지는 전액 출자전환하는 조건이다.

법원 관계자는 "담보권자들은 굳이 회생계획안이 아니더라도 담보권 실행으로 돈을 찾을 수 있어 회생계획안에 반대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밝혔다.

변경회생계획인아 부결되자 LIG건설의 관리인은 법원에 강제인가를 요청했다. 이에 재판부는 조만간 강제인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앞서 LIG건설은 지난해 말 이랜드파크 등이 참여한 현승컨소시엄과 M&A 계약을 체결했다. 매각가격은 약 606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