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코스피, 안도랠리 올까

"기준금리 변수도 노출된 데다 올해 첫 동시만기일도 넘겼다. 미국 금리인상 시기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지만 국내에서 손쓸 수 있는 변수가 아니다. 이제 금리인하와 글로벌 유동성에 대한 효과를 기다려볼 만한 때가 됐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의 말이다. 코스피가 나흘째 조정을 받으며 1970선으로 밀렸지만 증권가에선 나흘간 코스피 낙폭이 2% 이상에 달한다는 점을 우려하기보다 국내증시 불확실성 요인들이 해소된 데 안도하는 목소리가 더 많다.


12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0.52% 내린 1970.59로 마감, 나흘연속 조정세가 이어졌다. 전주말(3월6일) 5개월래 고점인 2012.94에 비해서는 2.1% 낮은 수준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수준인 1.75%로 인하하기로 하면서 코스피는 한 때 1988.77(+0.4%)까지 올랐으나 만기일 매물에 밀렸다.

전주말 미국 금리인상 조기단행 우려로 시작된 코스피의 조정은 금융투자(증권사)를 중심으로 한 기관발 매물부담에 속도가 빨라졌다. 지난달 26일 이후 이날까지 기관 순매도규모는 1조9800억원에 이른다. 대부분이 금융투자발 매물이었다.

이날 기관발 매물은 △지난달부터 이달 초까지 진행된 코스피 반등과정에서 나온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 환매를 통해 불가피하게 출회된 바스켓매물 △코스피200지수ETF와 코스피200지수선물의 가격차이를 이용한 차익거래 과정에서 나온 매물 등으로 구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또 이날 동시만기일을 기점으로 코스피200지수에 신규편입되는 삼성에스디에스, 제일모직 등 2개종목과 코스피200지수 내 구성비율이 높아진 현대글로비스를 추가로 편입하는 과정에서 나온 여타 지수구성 종목의 바스켓 매물도 대거 나온 것으로 관측됐다.

2조원에 달하는 매물이 소화되는 과정을 지나며 코스피에도 불안요인이 크게 해소됐다는 평가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ECB(유럽중앙은행) 양적완화 등 대외요인이 코스피에 우호적인 유동성환경을 조성했지만 최근까지 조정이 이어진 데에는 만기일 효과와 관련해 수급이 꼬인 영향이 컸다"며 "증시부담요인이 상당 부분 사라진 셈"이라고 말했다.

서 팀장은 "내일(13일)부터 코스피200지수 종목이 새로 구성되는 과정에서 현·선물 베이시스가 일정수준 이상만 유지할 경우 프로그램 차익거래를 통한 매수세가 자동적으로 유입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수 있다"며 "19일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를 전후해 미국금리인상 관련 우려가 불거질 수 있지만 그전까지는 유럽발 유동성 등에 힘입어 안도랠리를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변수에 대해서도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낙관론에 힘이 실린다. 미국증시가 최근 연일 하락한 데에는 기준금리 인상우려도 있지만 달러강세로 인한 미국기업 실적우려가 더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미국이 섣부르게 금리인상을 단행하기는 힘들다는 평가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달러강세가 진정되면 유럽을 비롯한 글로벌 시중자금이 위험자산으로 쏠릴 환경이 마련돼 있다"며 "미국이 완만하게 금리인상을 단행하겠다는 시그널만 나와도 긍정적"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금통위의 금리인하로 인한 기대감이 어느 섹터에서 얼마나 이어질 수 있을지도 관전포인트다. 만기일 영향으로 코스피가 1970선으로 주저앉은 와중에도 코스피 금융업지수는 2% 이상 강한 상승탄력을 나타냈다. 그간 예대마진 하락우려 등으로 은행주 등이 약세를 지속했지만 이제 금리가 저점을 찍고 반등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이날 0.7%씩 상승한 증권, 건설업종도 금리인하 수혜섹터로 꼽힌다. 증권주는 단기적으로 채권평가이익이 기대되는 데다 장기적으로 저금리 환경에서 투자자풀이 넓어질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건설주는 자금조달 비용이 줄어들 수 있는 데다 주택경기 활성화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