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메르스 여파로 소비·서비스업 부진"

2일 오후 서울의 한 전통시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개월 연속 0%대를 기록했다. 담뱃값 상승 요인을 빼면 마이너스 상승률이다. 디플레이션 징후가 더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0.8%를 기록한 뒤 6개월째 0%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2015.6.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부는 11일 현 경제 상황에 대해 "생산, 투자가 회복세이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로 소비, 서비스업, 고용이 부진하고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 등 대외 위험요인도 있다"고 진단했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 8월호(그린북)'을 통해 이같이 평가했다.


그린북에 따르면 메르스 여파로 6월 서비스업 생산과 소매판매는 백화점·대형마트 등 매출액이 줄어들고 관광·여가활동 등이 위축되며 전월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다.

6월 소매판매는 내구재(-1.6%), 의복 등 준내구재(-12.1%), 화장품 등 비내구재(-1.1%) 판매가 모두 감소하며 전월비 -3.7% 감소했다. 다만 7월에는 백화점 매출, 카드 국내 승인액 등이 메르스 영향에서 점차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백화점 매출액은 전년동월대비 0.9% 증가했고 카드 국내승인액도 14.5% 늘었다.

6월 서비스업의 경우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 등에서 증가했으나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예술·스포츠·여가 서비스업 등이 감소하며 -1.7% 감소했다.


고용시장 역시 얼어붙었다. 메르스 영향을 받은 도소매·음식숙박업, 일용직 등의 취업자 수 감소로 전년동월대비 취업자 증가폭이 둔화됐다. 전월 전년동월대비 37만9000명 증가한데 비해 6월에는 32만9000명 늘었다.

소비자물가지수도 8개월 연속 0%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0.7%상승했다. 석유류 가격이 하락(-17.3%)하고 도시가스(-20.1%)·전기요금(-6.7%) 인하 때문으로 보인다.

7월 수출은 선박, 철강, 반도체 등이 증가했으나 석유관련제품, 자동차, 무선통신기기 등이 줄어 전년동월대비 3.3% 감소하는 등 감소세를 지속했다. 무역수지는 77.6억달러로 전월비 흑자를 기록하며 42개월 연속 흑자를 나타냈다.

반면 6월 중 설비투자는 운송장비가 감소했으나 기계류가 증가해 전월대비 3.8% 증가했다. 건설투자 역시 건축과 토목 증가로 2개월 연속 증가(3.9%)하는 모습을 보였다.

같은 달 광공업 생산은 전월대비 2.3% 증가했다. 통신·방송장비, 반도체 등에서 감소했으나 석유정제, 기계장비, 자동차 등에서 늘었기 때문이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5.2%로 전월대비 2%포인트 올랐다.

기재부 관계자는 "메르스에 따른 일시적 충격을 조속히 극복할 수 있도록 추경 등 재정보강 조기집행, 관광 활성화, 소비심리 개선 등 정책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 중국 증시 불안 등 대외 위험요인이 존재하는 만큼 상황별 비상 대응조치를 조검, 조율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