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랴ZOOM] 화학제품 싫은데…선크림 발라도 될까?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이 불거진 이후 각종 화학 물질이 포함된 제품들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커지고 있다./사진=뉴스1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이 불거진 이후 각종 화학 물질이 포함된 제품들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커지고 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바르는 선크림도 예외가 아니다. 선크림 중 일부에 몸에 좋지 않은 성분이 포함됐다는 얘기도 심심치않게 들린다.

햇빛이 강한 여름을 방불케 하는 날씨가 계속되자 소비자들의 궁금증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선크림에 들어있는 화학 성분에 대해서는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조언한다. 화학물질이 들어가더라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정한 기준치를 넘지 않을 경우 인체에 유해하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주덕 성신여대 메이크업학과 교수는 "자외선 차단제에 들어있는 화학 물질의 독성이 강할 수는 있지만, 그만큼 정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양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며 "정부에서 승인한 자외선 차단제는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흔히 선크림에 포함된 화학물질은 자외선 흡수제와 자외선 산란제로 나뉜다. 흡수제는 일종의 화학물질로 만든 필터가 햇빛을 막아주는 것이다. 파라아미노안식향산글리세릴, 파라아미노안식향산글리세릴 등의 성분이 포함된다.


발림성이 좋은 로션과 배합이 잘 되지만 성분이 늘어날수록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어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사용량을 엄격히 제한한다. 우리나라 식약처도 자외선 차단 화학성분 배합 한도를 25%로 제한하고 있다.

자외선 산란제는 피부 위의 자외선을 반사·산란시키는 광물성 물질로 천연 성분들이 포함된다. 이산화티탄과 산화아연이 대표적 성분이다. 문제는 대부분 작은 입자의 파우더로 돼 있어 잘 발리지 않거나 화장을 두껍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산란제는 일부 사용이 되지만 보편적인 자외선 차단제 역할은 하지 못하고 있다.

화장품업계 한 관계자는 "자외선을 제대로 차단하지 않을 경우 피부 노화를 촉진시키고 심할 경우 피부암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화학성분이 있다는 이유로 제품을 바르지 않기보다는 제대로 알고 적정량을 바르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우선 자외선차단 성능 표시를 잘 살펴야 한다. SPF 지수는 자외선 차단제 성분 농도를 표시한 것이다. 숫자가 올라갈수록 차단물질이 많이 들어가 있다는 것이다. 차단 기능은 일부 올라갈 수 있지만 화학물질이 그만큼 더 들어갔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김 교수는 "SPF 성분이 높을수록 화학물질이 많이 들어가는 것은 맞지만 일단 식약처가 마련한 기준을 통과했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SPF지수가 높다고 해서 자외선 차단 기능이 크게 향상되는 것은 아니므로 SPF지수에는 크게 연연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PA 성능 표시도 고려해야 한다. PA 는 자외선A를 차단해주는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표기한다. 흐린 날씨에도 침투할 수 있는 자외선을 막아주는 기능을 한다.

자외선차단제는 장소와 활동에 따라 적정량을 바르는 것도 중요하다. 김 교수는 "등산을 하거나 야외활동을 할 때에는 2시간마다 1번씩 덧바르는 것이 중요하고, 출퇴근하는 일반 직장인의 경우에는 아침에 발라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흔히 편리하다는 이유로 사용되고 있는 스프레이형 자외선차단제는 피하는 게 좋다는 의견도 있다. 발림성이 떨어져 상대적으로 많은 양을 뿌려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스프레이 타입은 지난해부터 얼굴에 뿌리는 것이 금지될 만큼 피부에 자극을 많이 줄 가능성이 있다"며 "가급적 몸에만 뿌리고 일반 로션 타입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