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 연동·핸들 없는 車 등장한 MWC…모터쇼 방불

MWC 2017에 전시된 SK텔레콤의 '커넥티드카' T5 모습. /사진=김세관 기자.

'아예 핸들이 없어 운전자가 책이나 영화를 보면서 가는 자동차', '스마트폰과 연결돼 각종 기능을 제어하는 자동차', '손짓 하나로 모든 실내 기능을 제어하는 자동차', '고속 주행 중에도 4초만에 고화질 영화 한 편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통신이 되는 자동차'.

영화나 만화 속에 등장하는 자동차 이야기가 아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진행되고 있는 세계 최대의 모바일 축제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17에 등장한 수년 내 상용화 될 수도 있는 '커넥티드카'의 모습이다.


모바일 축제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이번 MWC는 커넥티드카 전시회를 방불케 한다. 글로벌 업체들이 많이 모여 있는 3관, 4관, 6관에는 눈을 돌리는 곳마다 커넥티드카와 '자율주행' 목적의 기기들이 전시돼 있을 정도다.

커넥티드카는 5G(5세대) 이통통신 무선 인터넷과 접속이 가능한 자동차를 의미한다. 모바일과 통신이 주요 이슈인 MWC에 자동차가 등장한 이유다. 커넥티드카는 다른 차량이나 교통 인프라와 무선으로 연결돼 위험 경고, 실시간 내비게이션, 원격 차량 제어 등을 할 수 있는 5G 시대의 핵심기술이다. 궁극적으로 자율주행차량으로 진화할 수 있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3관 전시관 입구에 5G 기반 커넥티드카 'T5'를 전시한 SK텔레콤 (57,500원 ▼900 -1.54%)이 가장 눈에 띈다.


BMW 차량을 기반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시속 170km에서 최고 3.6기가비피에스(Gbps) 속도 통신에 성공했다. 이론적으로 약 4초 만에 고화질 영화 1편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속도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다. 현재는 최첨단 운전 보조시스템(V2X) 기술과 영상인식 센서로 장애물 회피가 가능한 수준이다. SK텔레콤은 'T5'를 2021년까지 자율주행차로 발전시켜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과 두 블록 떨어진 곳에 나란히 자리한 반도체 업체 인텔과 컴퓨터 제조업체 휴렛패커드(HP)도 '커넥티드카'를 선보여 참관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인텔은 자율주행을 위한 차량용 하드웨어 플랫폼 '고(GO)'와 함께 실물 BMW '커넥티드카'를 전시중이다. 휴렛패커드는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 솔루션을 집어넣은 '커넥티드카'를 선보이고 있다.

MWC 2017에 전시된 푸조와 삼성이 만든 컨셉트카 '인스팅트'의 모습. /사진=김세관 기자.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 회원사들의 전시관이 있는 4관에서는 푸조와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가 함께 만든 컨셉트카 '인스팅트'가 매력적인 외관과 함께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핸들이 없는 실내가 가장 큰 특징인 이 차량은 운전자가 책이나 영화를 보면서 주행을 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사물인터넷(IoT) 시스템 '아틱'이 탑재됐으며, 운전자의 습관 등을 학습해 편안한 주행 환경을 제공한다.

MWC 2017에 전시된 AT&T의 재규어 '커넥티드카' 모습. /사진=김세관.

푸조 전시관 근처의 AT&T와 KT (41,800원 ▲100 +0.24%) 전시관에 마련된 재규어 기반 '커넥티드카'도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특히 AT&T는 전시관 테마 자체를 '커넥티드카'로 잡았다. AT&T의 '커넥티드카'는 스마트폰과 연동해 각종 기능을 제어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인컨트롤 터치 프로'가 적용됐다. 증강현실(AR) 기기를 착용하고 AT&T 커넥티드 카의 특징을 브리핑 받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6관에 위치한 자동차 부품업체 보쉬의 '커넥티드카' 기술도 눈길을 끈다. 운전자의 얼굴을 인식해 눈높이에 맞게 의자와 핸들 위치가 조정될 뿐 아니라 사전에 등록한 운전자가 아니면 주행 자체를 할 수 없다.

국내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사와 완성차 업체 뿐 아니라 반도체 업체, 자동차 부품 업체까지 뛰어들 만큼 커넥티드 카와 자율주행차 등은 5G 시대의 대표주자"라며 "글로벌 업체들이 커넥티드카 부문에서 서로 협업하면서도 각사 이익과 입장에 따라 커넥티드 카를 달리 바라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