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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 설립기준 돌고돌아 30년전으로 회귀?

업계 시장 난립, 인력난등 부작용 우려…"벤처 성장 단계별로 투자 활성화해야"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입력 : 2017.05.19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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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건 ‘벤처캐피탈(창업투자회사, 이하 VC) 납입 자본금 완화’로 VC 설립 요건이 30년전 수준까지 회귀할 전망이다. VC 진입장벽을 낮춰 벤처투자를 촉진하겠다는 구상이지만 업계는 반대하는 분위기다. 자본금 요건이 낮아질 시장 난립이 우려되는 데다 엑셀러레이터, 마이크로VC 등 다른 벤처투자 기관들과 차별화를 꾀하기 힘들다는 주장이다.

18일 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VC의 납입 자본금은 1986년 20억원에서 1989년 50억원, 1991년 100억원으로 상향됐다가 2005년 70억원, 2009년 50억원으로 하향조정됐다.

문재인정부는 창업·벤처 활성화의 일환으로 VC 설립을 위한 납입 자본금을 완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납입 자본금이 완화되면 VC가 늘어나 상대적으로 부족한 초기기업 투자가 확대돼 창업·벤처시장이 보다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다.

실제로 납입 자본금이 완화됐던 2005년과 2009년 이듬해인 2006년과 2010년엔 신규 VC가 각각 13개씩 늘어났다. 신기술금융 전업사도 지난해 9월 납입 자본금을 20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낮추면서 8개월 동안 12개(26개사→38개사) 늘어나는 효과가 있었다. 이는 자본금 요건 완화 이전에 비해 46% 급증한 수치다.

문제는 시장에 새로 들어온 VC들이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는 환경이냐는 점이다. 업계는 시장 난립에 따른 인력난 등 부작용을 우려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도 신생업체의 경우 펀드 하나 조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인력(심사역) 수급이 가장 큰 문제인데 신생업체가 늘어나면 심사역 이동이 많아지면서 업계 질서만 어지러워지는 부정적인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한국벤처투자 관계자는 "자펀드의 운용사를 선정할 때 인력 평가가 중요하지만 회사 평가도 함께 한다"며 "특히 자본금 규모는 위기 상황에서 해결 능력이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평가지표로 활용된다"고 설명했다.

자본금을 완화하면 2015년에 도입된 마이크로VC와 2016년에 도입된 엑셀러레이터와의 차이점도 불분명해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인력기준의 경우 일반 VC와 마이크로VC, 엑셀러레이터가 모두 '전문인력 2인 이상 보유'로 같다. 납입 자본금의 경우 일반 VC가 현행 50억원인 반면 엑셀러레이터는 영리법인 1억원, 비영리법인 5000만원이며, 마이크로VC는 없다.

하지만 VC의 납입 자본금이 아예 없어져야 할 규제로 보는 시각도 있다. 송인규 고려대학교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겸임교수는 "사모펀드가 가장 잘 발달 된 미국의 경우 자본금 규제가 없다"며 "어차피 전문투자자에게만 자금을 모으기 때문에 불필요한 규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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