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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생물 오디션…1만8000 후보중 올해 ‘톱10’은

IISE, 마법사 거미·핑크 여치 등 신종 발표…“동식물 멸종 속도 1000배 빨라져”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입력 : 2017.06.1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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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가시 달린 개미(Pheidole drogon), 과자 반죽 바다벌레(Xenoturbella churro), 나무뿌리 먹는 쥐(Gracilimus radix), 노래기(Illacme tobini), 마법사 모자 거미(Eriovixia gryffindori), 핑크 여치Eulophophyllum kirki), 피 흘리는 토마토(Solanum ossicruentum), 악마 난초(Telipogon diabolicus), 수영하는 지네(Scolopendra cataracta), 왕담수가오리(Potamotrygon rex)/사진=IISE
(사진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가시 달린 개미(Pheidole drogon), 과자 반죽 바다벌레(Xenoturbella churro), 나무뿌리 먹는 쥐(Gracilimus radix), 노래기(Illacme tobini), 마법사 모자 거미(Eriovixia gryffindori), 핑크 여치Eulophophyllum kirki), 피 흘리는 토마토(Solanum ossicruentum), 악마 난초(Telipogon diabolicus), 수영하는 지네(Scolopendra cataracta), 왕담수가오리(Potamotrygon rex)/사진=IISE

1만8000종. 지난해 인류가 최초로 발견한 새로운 생물의 수다. 이중 독특한 생김새를 지닌 10종을 엄선한 ‘올해 신종 톱10’을 미국 뉴욕주립대 환경임학대학(ESF) 부설 국제종탐사연구소(IISE) 국제분류위원회가 최근 발표했다.

SF(공상과학)영화 ‘해리포터’에서 볼법한 기다란 마법사 모자를 쓴 거미부터 핑크색으로 치장해 러블리함을 과시하는 여치, 괴기스러운 피범벅(?) 토마토, 일일이 세어보기도 힘들 만큼 많은 다리를 가진 노래기 등이 시선을 사로 잡는다.

연구소에 따르면 10개 신종 중 4종은 인도, 인도네시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권역에서, 나머지는 북미(멕시코·미국)와 남미(브라질·콜롬비아), 오세아니아(호주·파푸아뉴기니) 등 4대륙 10개국에서 발견됐다.

‘톱10’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건 미국 세쿼이아 국립공원에서 발견된 다리 414개 달린 노래기(학명: Illacme tobini)이다. 최대 750개의 다리를 가진 노래기가 이미 존재해 그 기록을 넘어서진 못했지만 언제든 이 기록은 뒤집어질 수 있다. 연구진은 “이번에 발견한 노래기는 성체가 될 때까지 몸의 분절이 계속 생겨 다리 수가 계속 늘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몸길이 2cm로 긴 실 모양을 한 이 노래기는 눈이 없다. 2억년 전 전 세계 대륙이 하나로 뭉쳤던 판게아 초대륙에 살다가 대륙이 쪼개지면서 세계로 퍼진 것으로 추정된다. 수백개 다리 중 특정 4개의 다리는 암컷에게 정자를 전달하는 생식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변형됐다.

베스트 드레서로 선정된 거미 ‘에시오빅시아 그리핀도리(Eriovixia gryffindori)’는 끝이 뾰족한 원추형 생김새가 마치 영화 ‘해리포터’에 나오는 마법사 모자를 연상케 한다. 해리포터에 등장하는 4개 기숙학교인 ‘그리핀도르’에서 이름을 따왔다. 몸길이는 약 2mm로 야행성이며, 수직으로 이어지는 둥근 그물을 만드는 게 특기다. 말라 죽은 잎새와 닮아 그 사이에 숨어 지낸다.

인간으로 치면 미스코리아감인 ‘핑크 여치(Eulophophyllum kirki)’는 학자들이 말레이시아령 보르네오 섬에서 타란툴라 독거미와 뱀을 찾다가 우연히 발견했다. 길이 약 4cm의 이 여치는 암컷이 분홍색, 수컷이 녹색을 띤다. 몸의 생김새가 나뭇잎을 닮았다.

온몸에 용문신을 한 일명 ‘조폭 개미’도 눈길을 끈다. 파푸아뉴기니에서 발견된 이 개미는 등에 달린 가시가 용을 연상케 한다고 해 이름도 드로곤(Drogon)이라고 붙여졌다. 학자들은 이 개미의 등에 있는 커다란 가시가 처음엔 천적 방어용일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관찰 결과 가시는 자신의 몸의 균형을 잡는 용도로 쓰였다. 개미가 씨앗·열매 등의 큰 먹이를 집으로 가져갈 땐 잘게 부수는 작업을 먼저 하는 데 이때 가시로 자신의 몸을 나무나 풀 등에 고정시켜 안정적인 자세로 작업을 한다.

이보다 더 섬뜩한 과일이 있을까. 호주 북서부지방에서 발견된 토마토는 충분히 익으면 마치 뼈가 드러나는 것처럼 말라비틀어진다. 이 전에 자르면 피 같은 붉은 물이 뚝뚝 떨어진다. 그래서 뼈를 뜻하는 라틴어 ‘Ossi’와 피를 의미하는 ‘Cruentum’을 합쳐 ‘Solanum ossicruentum’라고 이름 지었다. 열매 지름은 1.5~2.5cm이고 처음엔 연한 녹색이었다가 익을수록 짙은 녹색, 갈색으로 변하며 마지막엔 가죽 같이 딱딱해진다.

흉칙한 악마의 형상을 한 꽃도 있다. 콜롬비아에서 발견된 난초(Telipogon diabolicus)는 자세히 보면 TV와 영화에 등장하는 괴물 머리를 연상케 한다. 학자들은 콜롬비아에만 약 3600종의 난초가 있으며, 수백 종의 새로운 종이 더 발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른 땅이 아닌 물속을 헤엄치듯 달리는 지네(Scolopendra cataracta)도 최초로 발견됐다. 이는 지네가 오래전부터 수륙양용 주행능력을 갖고 있었음을 알려준다. 20쌍의 다리가 있으며, 길이는 약 20cm. 폭포(cataracta)를 뜻하는 라틴어에서 이름을 따왔다. 수영 실력은 ‘곤충계 박태환’이라고 불러도 될 수준.

가끔 별미로 나무를 즐겨먹는 쥐도 발견됐다. 주로 나무 뿌리를 갉아먹는 ‘그라실리무스 라딕스’(Gracilimus radix)란 이름에 이 쥐는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섬 서부의 간당데와타 산비탈에서 발견됐다.

마치 과자 반죽을 펼쳐 놓은 것 같다고 해서 이름도 튀김 반죽과자인 추러스(churros)에서 따온 바다벌레(Xenoturbella churro)는 해수면 아래 1722m 깊이의 캘리포니아만에서 발견됐다. 몸길이 10cm로 곤충과 인간을 포함한 ‘양측 대칭 동물’의 계보에서 가장 원시적인 동물군에 속할 것으로 보인다. 입은 있지만 항문이 없다.

이밖에 몸길이 110cm, 무게 20kg으로 브라질에서 발견된 왕담수가오리(Potamotrygon rex)가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IISE는 ‘신종 톱10’ 발표와 함께 앞으로 이 같은 탐사연구가 계속 될 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IISE 창립이사인 퀜틴 휠러 박사는 “최근 동식물이 멸종하는 속도가 선사시대보다 1000배 빨라졌다”며 “종 탐사를 서두르지 않으면 미확인된 수백만 종은 영원히 만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간이 생태계 변화를 주도한 순간부터 숲 속 생물의 다양성이 파괴되고 있는 데 이를 복구하는 데는 수억년이 걸릴 수 있다고 과학자들은 경고한다.

류준영
류준영 joon@mt.co.kr twitter facebook

※미래부 ICT·과학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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