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연 천펑 "정치후광으로 성장? 궈원구이 폭로는 모두 거짓말"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홈페이지 기사 갭쳐.

중국에서 가장 공격적으로 해외 자산을 사들이고 있는 기업 중 하나인 하이항(HNA) 그룹 창업자인 천펑 회장이 왕치산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등 권력층을 등에 업고 성장했다는 의혹을 공개적으로 부인했다.

HNA는 앞서 인터폴의 수배를 받고 있는 도미 중국인 부동산 재벌 궈원구이가 인터뷰와 트위터를 통해 HNA이 중국 정치인들의 후광을 받아왔다고 폭로한 것과 관련해, 지난 15일 명예훼손 혐의로 그를 뉴욕 법원에 고소했다.


천 회장은 26일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게재된 인터뷰에서 "일당이 이미 기소되고, 자신은 국제 수배중인 도피자의 거짓말들에 귀를 기울인다면 문제가 있다"면서 "HNA의 사업을 보고, 그 본질을 이해한다면 이러한 주장들이 거짓말에 불과하다는 것으로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난성의 수도인 하이커우에서 비행기 4대를 갖고 시작한 HNA그룹은 운항 또는 관리하고 있는 비행기가 2000대에 달하는 대형 항공사로 성장했다. 성장 과정에서 해외 M&A(인수합병)에 나서 적극 1조 위안(약 166조 원) 규모의 자산도 보유했다. 여기에는 힐튼호텔, 도이체방크 등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회사들의 지분도 포함돼 있다.

궈는 지난 4월 미국의 소리(VOA)와 가진 인터뷰에서 중국 공산당 핵심 고위 인사 및 친인척이 HNA의 알려지지 않은 주주로 있으며 당의 비호 아래 HNA가 성공 가도를 달렸다고 주장했다. 특히 중국 공산당의 반부패 사령탑을 맞고 있는 왕 서기를 겨냥했다. 그의 부인이자 혁명원로 야오이린의 딸인 야오밍산이 조카를 통해 하이난항공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고 폭로한 것. 천 회장은 이 주장에 대해 "1000%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5월2일자 기사에서 이 회사의 미스터리한 주주 중 한 명으로 거론된 관쥔에 대해서도 "미미한 지분을 갖고 있지만 의미있는 주주가 아니다"고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천 회장은 왕 서기와의 인연에 대해 "30년 전에 (중국 농업 개발 신탁에서) 함께 일했을 때 나의 상사였다"면서 "그는 그와 함께 하려는 많은 젊은이를 끌어모았으며, 나는 중국 민간 항공국을 나와 그의 밑에서 일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천 회장이 HNA그룹의 모태가 된 하이난항공을 설립하기 위해 떠나고 왕 서기도 중국건설은행 행장으로 옮겨가면서 두 사람은 각자의 길을 갔다. 왕서기는 은행권에서 주룽지 전 총리의 광둥국제신탁투자공사의 청산 작업을 도왔다. 중국 신탁회사 가운데 최대 규모 파산이었다. 왕 서기는 2003년 사스(중증호흡기증후군) 발생 때는 베이징 시장으로 분투하면서 '해결사'라는 명성을 얻었다. 시 주석이 중앙기율검사위원장으로 발탁하기 전에는 부총리를 맡았다.

천 회장은 왕 서기가 정치권의 실력자가 된 뒤로는 거의 만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왕 서기가 신사들의 우정은 적당히 거리를 둬야 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주요 축제 때 가끔 그에게 카드를 보내고 있지만 거의 만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천 회장은 "우리는 같은 레벨이 아니다. 그는 정부의 고위 리더이고 나는 사업가일 뿐이다"고 강조했다.

창사 20주년이던 지난 2013년 천 회장와 5명의 공동 창업자들은 보유한 주식을 모두 츠항 재단에 넘기기로 약속했다. 하이난성 정부가 세운 츠항 재단은 천 회장과 HNA의 공동 창업자인 왕 지엔이 이사로 등재돼 있다. 천 회장은 "죽을 때 아무것도 갖고 가지 않고, 가족들한테도 물려주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살아있는 동안은 회사의 일부로 즐길 수 있지만 우리가 사임하면 모든 것은 사라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