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1만원' 압박수위 높여가는 노동계

머니투데이

세종=정혜윤 기자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양대노총이 "최저임금 1만원은 2~3인 가족이 빚지지 않고 최소한의 품위를 지키며 살기 위한 최소한의 요구"라며 경영계를 압박했다.

또 전날 최저임금위원회(이하 최저임금위)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일부 사용자위원(경영계)을 향해 "열악한 노동자들에게 최저임금을 감액하자는 뻔뻔한 주장을 해놓고, 수용되지 않자 최저임금 심의자체를 거부하는 후안무치함을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양대노총은 1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저임금 1만원 실현과 저임금근로자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중단없이 나아갈 것"이라며 이같은 내용을 말했다.

이들은 "수백만 최저임금 노동자들이 하루하루 손에 땀을 쥐며 기다리고 있는 결과이건만 사용자측의 시간 끌기와 버티기로 최저임금 협상은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한 채 공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최저임금 1만원은 지난해 총선과 올해 대선을 거치면서 형성된 사회적 합의이며 시대정신"이라며 "사용자위원들이 이를 엄중하게 인식하고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밝혔다.

양대노총의 기자회견은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 최종 시한을 앞두고 정부와 경영계를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0일 9차 전원회의를 열었지만 노동계와 경영계는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팽팽하게 맞섰다.

김문식 한국주유소협회 회장 등 중기·소상공인 관련 사용자위원 4명은 업종별 차등적용안이 부결된 데 반발해 불참했다.

이와 관련 최저임금위는 업종별 실태조사 연구용역을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가 끝난 뒤 바로 착수하겠다고 약속했다. 실태조사를 요구한 중기·소상공인의 의견을 받아들인 것이다.

최저임금위 관계자는 "향후 고용노동부에 예산을 신청하고 올해 하반기부터 노사위원들이 모여 업종별 차등적용 실태 조사 연구를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 등에 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김문식 한국주유소협회 회장 등 사용자위원은 오는 12일 회의부터 참석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회장은 머니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단기근로자나 아르바이트를 많이 채용하는 업종은 인건비가 상승했을 때 지불 능력이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자칫하면 범법자로 몰릴 수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제부터 임금 수준을 결정하는 기간이 딱 2번 남았는데 그 기간 동안 영세·소상공인, 자영업자 위해 업계 의견을 피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