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추석은 '방콕'"…여유 즐기려는 직장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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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열흘짜리 최장 명절 연휴. 너도나도 가족과 추석을 보낼 생각에 귀성길에 오르고 있지만 북적거리는 명절보다는 혼자만의 여유를 즐기려는 사람들도 있다.

회사원 박모씨(28·여)는 이번 연휴 대부분을 서울 집에서 보낼 생각이다. 친구와 가족들을 만나는 것보다 직장 생활을 하며 포기할 수밖에 없던 취미생활을 몰아서 즐기기로 한 것이다.

평소 '미드(미국 드라마)'를 즐겨 보는 박씨는 "그동안 회사 일이 바빠 맘 놓고 드라마 한 편을 못 봤다"며 "모처럼 긴 연휴에 맛있는 음식도 시켜 먹고 밀린 드라마를 정주행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박씨는 "친구들과 친척들 모두 수도권에 살고 있어 굳이 명절에 만날 이유는 없는 것 같다"며 "남은 연휴는 오롯이 나를 위해 사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게임광인 정모씨(28·회사원)도 추석 연휴 동안 못했던 취미 생활을 할 생각에 들뜬 모습이었다.

정씨는 "야근이 잦아, 하고 싶은 게임만 구입해놓고 제대로 해보지 못했다"며 "여름 휴가만큼 긴 연휴인데 정말 게임만 하면서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정씨는 평소 함께 게임을 즐겨하는 친구들을 집에 초대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업무에 지쳐 아무 생각 없이 휴식을 취하려는 직장인도 있었다.

직장 생활 1년 차에 접어드는 배모씨(30)는 "평소 알람을 듣고 일찍 일어나는 게 고역이었다"며 "집에서 밀린 잠을 실컷 자면서 누적된 피로를 풀고 싶다"고 말했다.

직장과 거리가 멀어 출퇴근이 힘든 데다가 신입사원이라 쉴 새 없이 일을 했다는 배씨에게 열흘간의 연휴는 그야말로 '힐링'이다. 최근 정신적 피로감 때문에 '번 아웃 증후군'을 느끼기도 했다는 그는 가족들과 함께하는 명절 대신 혼자만의 한적한 명절을 선택했다.

한편 결혼정보회사 듀오의 미혼남녀를 대상으로 한 '추석 명절 계획'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혼남녀 중 고향을 찾지 않겠다고 답한 사람은 44.2%로 나타났다. 이 중 40.8%는 집에서 휴식을 취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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