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PC' 국과수 감정 결과 놓고…檢 vs 최순실 '공방'

최순실 씨가 지난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89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사진=뉴스1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사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태블릿PC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가 나왔지만 검찰과 최씨 측이 감정 결과를 두고 서로 다른 해석을 내왔다.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감정까지 받았음에도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27일 "법원에서 시행한 태블릿PC의 국과수 감정 결과가 나왔다"며 "검찰 분석보고서와 대부분 동일하다"고 밝혔다. 국과수가 최씨가 태블릿PC의 실제 사용자라는 검찰의 분석보고서 내용과 비슷한 감정 결과를 내놨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최씨 측은 다른 해석을 내왔다. 이경재 변호사는 "검찰 관계자의 태블릿에 대한 발언은 구체성이 없다"며 "국과수 핵심기재 사항과도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 변호사는 "감정 회보에 따르면 JTBC가 태블릿PC를 더블루케이 사무실에서 무단으로 가져간 날인 지난해 10월 18일 이후 PC 전체에 대한 무결성이 유지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며 "또 태블릿PC의 실제 사용자가 다수일 가능성이 있다고 적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태블릿PC에 등록된 구글 계정이 다수의 기기에 등록돼 사용된 점, 감정을 태블릿 PC에 다수의 구글 계정으로 접속된 점을 봤을 때 다수의 사용자에 의해 사용됐을 가능성도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JTBC가 처음 입수해 보도한 이 태블릿PC에는서 국가 기밀 자료들과 최씨의 사진 등이 발견됐다. 이같은 사실이 보도된 후 국정농단 사건은 급물살을 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특검 수사 등의 진행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검찰은 태블릿PC를 확보해 포렌식(디지털 증거 분석) 작업을 벌인 결과 기기 속에 저장된 위치정보가 최씨의 동선과 상당 부분 일치하는 사실 등을 근거로 최씨가 실제 사용자라고 결론을 냈다. 그러나 최씨 측은 이를 사용한 적 없고, 고영태씨 등이 자신을 함정에 빠뜨리기 위해 조작한 것이라고 재판 과정에서 거듭 주장했다.

최씨 등의 재판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최씨 측의 신청을 받아들여 이달 초 국과수에 감정을 의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