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프 '가상화폐 결제' 도입…'비트코인 쇼핑시대' 열리나

국내 유통업계에서 가상화폐(암호화폐)를 지불 수단으로 도입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특히 소셜커머스로 출범한 위메프, 티몬 등이 서비스 개시를 검토하는 가운데 일부 중소업체들도 도입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온오프라인 유통기업들이 "아직은 시기 상조"라는 입장이다.

◇'가상화폐 쇼핑' 이커머스 번지나…위메프, 티몬 시스템 도입 검토=29일 위메프는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과 손잡고 위메프 간편결제 서비스 '원더페이'에 가상화폐를 연동해 쓰는 시스템 개발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리플 등 빗썸에서 거래되는 12종의 가상화폐로 물건을 실제 구매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골자다.

양사는 구체적인 서비스 내용을 논의 중이다. 정부의 가상화폐 관련 정책, 규제 방안이 확정되는 대로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르면 내달 중 서비스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구매 한도를 정하고 상품권 등 일부 제품은 제외되는 등 상세 방침은 논의 중이지만 일반상품 다수를 구매 가능토록 할 전망이다.


현재 가상화폐는 실시간 가격 변동 폭이 커 일반 결제 수단으로 불안정한 것으로 지적된다. 그런만큼 결제시 실시간으로 시세가 반영되는 시세 연동 기능을 핵심적으로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위메프 관계자는 "서비스 상세 내용은 논의 중으로 정부 규제방침 등을 확인하고 구축에 나설 것"이라며 "고객들이 원더페이를 통해 더욱 다양한 결제수단과 재미를 느끼며 구매할 수 있게끔 환경을 마련하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국내 대형 온라인쇼핑몰 중 가상화폐로 결제, 상품 구매가 가능한 곳은 아직 없다. 하지만 최근 빗썸 등 주요 가상화폐거래소가 가상화폐를 사용해 물건 구매가 가능토록하는 서비스와 관련 유통업계에 적극 제안하며 시스템 구축을 검토 중인 업체들도 일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티몬 측도 가상화폐 결제 시스템 구축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티몬 관계자는 "국내 일부 거래소와 가상화폐로 쇼핑을 하는 시스템 구축을 논의 중에 있다"며 "가상화폐 안전성, 결제기준 등에 대해 점검하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일부 '실험적' 중소업체 도입…대다수 유통기업 "아직 시기상조" = 하지만 대다수 유통기업들은 가상화폐를 결제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에 대해 아직 보수적인 입장이다. 쿠팡, 11번가 등 경쟁 이커머스 기업들도 도입하기엔 이르다는 입장이다.

한 유통대기업 관계자는 "아직 화폐로서 통용되지 않고, 안전성 등 여러부분에서 검증되지 않아 불안정성이 크다고 본다"며 "결제수단으로 도입을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일부 중소업체들이 가상화폐 결제가 가능한 쇼핑몰을 운영, 또는 계획 중에 있지만 그 수가 많지 않다. 강남고속버스터미널 지하상가(고투몰)는 오프라인에서 비트코인 간편결제로 눈길을 끈데 이어 국내 4위 블록체인거래소 HTS코인과 손잡고 오는 5월 블록체인 기반 온라인쇼핑몰을 오픈할 계획이다.

또 쇼핑몰 'RSMPAY'는 "가상화폐는 화폐가 아니다"라는 일각의 주장에 맞서기 위해 오픈된 쇼핑몰로, 가상화폐로 결제된다. 가상화폐 관련 서적을 비롯 각종 추천도서를 판매하고 있으며, 최근 "비트코인은 화폐가 아니다"라는 발언을 한 유시민씨의 서적을 판매하기도 했지만 유씨의 요청에 따라 판매가 중단된 상태다.

해외에서는 비트코인 결제 상점이 속속 도입되고 있다. 미국의 인기 온라인 쇼핑몰 '오버스톡'과 '뉴에그'가 가상화폐를 결제수단으로 도입했다. 일본은 대형 전자제품 유통점 '빅카메라'를 비롯 음식점, 치과, 미용실 등 전국 4500여개 업체가 비트코인 결제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