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인터넷 불법·유해정보 제재 8.5만건…행정공백 탓 58%↓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지난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인터넷 불법, 유해정보로 제재한 건수가 8만5000여건으로 전년대비 58% 급감했다. 방심위 출범이 늦어지면서 약 7개월 가량 행정공백이 생긴 탓이다.

방심위가 운영됐던 지난해 상반기 시정 건수를 보면 전년 같은 기간대비 12.3%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인터넷상 불법, 유해정보 유통은 늘어나는 추세로 해석된다.

방심위는 지난해 인터넷을 통해 유통되는 불법, 유해정보 8만4872건에 대해 삭제, 차단 등의 조치를 취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는 2016년 대비 57.9% 감소한 수치로 방심위 4기 위원 위촉 지연에 따라 심의를 진행하지 못해서다. 상반기만 비교했을 때는 시정요구가 12.3% 늘었다.

유형별로는 해외 불법정보에 대한 접속차단 요구가 6만6659건으로 78.5%를 차지했다. 불법 정보 유통창구가 국내법 규제, 단속을 피해 해외 서비스로 이동하면서 해외 사이트의 '접속차단' 비율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방심위는 심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 국제 기관 및 글로벌 업체와의 국제 협력, 수사기관과의 공조, 사업자 자율심의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보 유형별로는 성매매, 음란정보가 3만200건으로 35.6%를 차지했고 이어 도박정보가 2만1545건(25.4%)로 뒤를 이었다. 불법 식,의약품정보도 1만8556건(21.9%)이나 됐다.

사이트별로는 국내 사이트 가운데서는 네이버가 2776건 카카오 1513건, 일베저장소674건 순이었고 해외 사이트는 텀블러가 2만2594건으로 가장 많았다. 트위터, 구글도 각각 2507건, 1947건으로 나타났다.

한편 방심위는 불법정보 유통에 대한 통신사업자의 책임을 강화하고 자율규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2012년부터 주요 포털사와 ‘자율심의 협력시스템’을 구축․운영하고 있다. 지난해는 ‘자율심의 협력시스템’ 참여 사업자를 기존 34개사에서 51개 업체로 확대해 다양한 사업자들의 협력을 바탕으로 불법정보 대응책의 실효성을 강화했다.

업체별 자율심의 협력 현황을 살펴보면, 줌인터넷 1만1351건(50.7%), 네이버 4148건(18.5%), 카카오(다음) 3503건(15.7%) 순이었고, 해외사업자로는 구글 597건(2.7%), 트위터 443건(2%), 인스타그램 34건을 기록했다. 앞으로도 방통심의위는 건전한 정보통신 환경조성을 위해 불법․유해정보에 엄정 대응하는 한편, 사업자의 자율심의를 활성화해 공적규제와 자율규제를 균형있게 추진한다는 방침이다.